그의 손이 아래로 내려왔다.
점점 빨라지는 그의 호흡이 귓볼을 자극했다. 청바지의 지퍼를 내리고 조수석을 뒤로 젖혔다. 그리고 그는 급하게 세희의 위로 올라왔다. 사랑하는 남자의 무게가 자신의 유보한 욕망의 불에 지피고 있었다. 그 불길은 야릇한 쪽으로 발전하고 있었다. 그러나 세희는 철저히 숨죽이며 몸을 내맡기고 있었다.
청바지가 내려진다.
하얀 세희의 두 다리가 어둠 속에서도 어렴풋이 빛난다. 봉긋한 젓가슴으로 그의 입술이 다가온다.
좁은 차안의 시트에 세희의 다리가 앞 유리 쪽으로 가지런하다. 그가 바지를 내린다. 살갗이 와닿는 느낌이 신선하다. 그의 손이 부끄러운 털을 쓰다듬는다. 탄탄한 세희의 허벅지 사이로
그의 손이 유영하듯 움직인다. 세희는 다리를 비튼다.
첫 움직임이다. 두 사람의 입김이 유리창에 뿌옇다. 망사 팬티가 흘러내려 세희의 다리 끝에 매달려 있다. 적막한 호수공원의 주차장에 몇 대의 차량이 들어 왔다간 사라진다. 세희의 다리가 벌어진다. 어둠의 색깔이 무성한 털의 윤곽을 확대하고 있다. 그의 솟은 심볼이 세희의 옥문 입구에서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세희는 눈을 감는다.
유독 김대리에게만 오래도록 지켜온 이미 난장처럼 되어버린 육체의 문이 열린다. 아 미끄러운 것이 들어온다.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옥문이 움직인다. 미끄러운 것이 미끄럽게 들어오고 있다. 낡은 차의 시트가 삑삑거리고 있다.
차체가 조금씩 흔들거린다.
속도가 빨라지며 소리는 더욱 크게 느껴지고 있다. 시트에서 묻어 나오는 그 불협화음, 한 낮 이발소에서의 기억이 고개를 쳐든다. 그곳의 의자에서도 이런 소리가 났었지. 오늘은 네명의 남자를 닦아 주었지....
크림을 발라 맛사지를 하면 오분을 넘기는 사내가 없었어, 마지막 손님은 유난히 물건이 크더군, 그래서 입으로 해줬지. 입안 가득히 흘러 넘치던 미끄러운 것, 아카시아 향기같은 그 미끄러운 느낌의 액체.......
그의 숨소리가 거칠다.
세희의 다리가 그의 다리를 안고 있다. 어둠 속에서 포개진 네 개의 다리가 허옇게 욕망을 말해주고 있다. 사랑...? 욕망..? 무엇이 어둠 속에 남아있는가.
이렇게 허기진 욕망을 이 남자는 어떻게 참아왔을까.
욕망의 아스라한 배설을 마치고 긴 수면으로 빠져들던 손님들과 이 남자는 어떻게 다른가. 발 끝에 걸려있던 실팬티가 다리의 흔들림으로 바닥으로 떨어진다. 아무 것도 걸리지 않은 세희의 다리가 벌어진다.
시트의 마찰음이 커진다.
19살의 나이로 입사했던 때가 생각난다. 남자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던 시절 춤추고 노래하면서도 아무런 느낌이 없이 담백했던 시절이었지. 육체의 욕망을 달래는데는 아무런 노력이 필요없던 시절. 그래 그때가 좋았어. 다리 사이에서 김대리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그의 까칠한 다리의 감촉이 어색하다.
그랬지 입사 두달 되는 날 야유회였지. 노래하고 놀며 마신 술이 주량을 넘어버렸고 필름이 끊어졌었어. 지끈한 머리를 감싸며 눈을 떴을 때의 기억은 언제까지나 잊을 수 없어, 팀장의 까칠한 다리가 하얀 허벅지 위로 걸려져 있었지. 의지와 상관없이 육신이 남자의 다리 아래에서 사정없이 노출된 처음의 사건, 그 번들거리며 가랭이에 말라붙어 있던 남성 분비물의 이질감으로 한동안 몸서리를 쳤지. 김대리의 가쁜 숨이 귓가를 덥혀 오고 있다.
남자는 늘 숨이 가빠지며 쏟아놓곤 했지. 적당한 온도의 따뜻함으로 쾌락의 샘물을 쏟아버리면 호흡이 가지런해지고 했어. 이 남자도 곧 욕망의 물을 쏟아내겠지. 그리고 어떤 표정으로 나를 대할까. 두렵다.
정복한 사내의 표정은 언제나 의기양양했지. 그것이 싫었어. 그토록 집요하게 요구한 이남자에게 난 얼마나 초인적 노력으로 인내했던가. 아아 그런데 지금 이 공원의 어둠 속에서 나는 이제 열리고 말았어. 열고 말았어.
세희의 엉덩이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복잡한 생각과는 다르게 이제 반응을 시작한 세희의 엉덩이가 심한 수축작용을 하고 있다. 남자의 움직임보다 훨씬 격렬한 요동이다. 아주 조심스레 세희는 체위를 바꾸고 있다. 갑자기 이 남자를 누르고 싶다.
이발소에서의 기마자세로 돌아가고 싶다.
그리고 손님을 대하는 것처럼 사랑하는 이 남자를 대하고 싶다. 내 온 정성을 다해서 남자를 분출시키고 싶다. 그간 눌러온 내 사랑과 욕망의 이름으로 이 남자를 기쁘게 하고 싶다. 가난했던 탓으로 결혼까지 미루었던 고통스런 기억에서 벗어나고 싶다. 세희는 삽입의 상태로 겨우겨우 남자의 위로 오른다. 엉덩이를 돌린다. 그럴 때마다 그녀의 머리 결이 출렁이고 있다. 그리고 단추만 헤집어진 하얀 젓가슴이 어둠 속에서 반짝인다. 우윳빛 살결. 고개를 젖힌 세희의 움직임이 거칠어진다. 들었다 놓았다.뺐다 넣었다를 반복하며 세희는 단념한다.
이미 나의 끼를 숨기기엔 때가 늦어 버렸어. 난 이제 하나의 욕망덩어리일 뿐이야. 이 남자에게 더 이상 결혼 상대로 남지 않아도 좋아. 아아 견딜수가 없어. 하늘로 오르는 듯한 기분이야. 이 시간의 순간이 내게 있을 뿐이야.
아아 미치겠어 자기 자기 엉덩이를 더 들어봐."
나와버릴 것 같애...."
안돼 좀더 좀더 조금만 더 아아 조금더.... 난 어떻게..."
세희는 다급하게 외치고 있다. 좀더라고 외치는 세희의 말은 거의 절규에 가까워지고 있다.
푸우 ....."
안돼 조금더 제발 조금더 .....나 죽어 죽어 조금만 더 제발... "
완전히 몸을 뒤로 젖힌 세희는 거의 단발마의 신음을 내며 앞 유리창에 뒷머리를 부딪힌다. 종착지다. 세희는 끝없이 더를 외치고 있지만 이미 김대리는 쏟아내고 만다. 미끈한 샘물이
기마자세로 앉은 세희의 다리 사이로 흘러내린다.
세희는 후회스러웠다. 아주 빠르게 식어버리는 남자들의 특성을 잘 알고 있는데다가 자신의 욕망을 숨기지 못하고 있는 그대로 뱉어버린 사실이 후회스러웠다.
담배를 빼어 문 김대리의 누운 자세가 또다시 이발소의 손님같다. 휴지로 자신의 아래를 닦아낸 세희는 바닥에 팽개쳐진 팬티를 주워 다리 위로 올렸다. 그리고 섹스를 가진 후 처음으로 눈물을 훔쳤다. 그의 표정이 아무래도 심상찮다.
약혼자와 첫 관계는 그렇게 끝이 났다.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았다.
다음날 출근하는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 기분은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이발소에 가자마자 손님자리로 갔다. 면도를 끝낸 사내가 누워서 코를 골고 있다. 주변에 가자 술 냄새가 아득하게 코를 자극한다. 깨우기 위해 흔들
어본다. 피곤에 겨운 사내가 눈을 뜬다. 세희는 맛사지로 끝을 내야겠다고 생각한다. 사내의 다리를 쓰다듬으며 으레 물었다.
어떻게 하실건가요 .."맛사지로 아님 .....?
자신 있는 걸로 해... 단 화끈하게...."
사내의 손이 들어온다. 언제나처럼 아주 신속한 사내들의 손은엉덩이와 두덩사이를 쓰다듬는다. 오늘은 별 느낌이 없다. 사내의 손이 움직이는대로 가랭이를 맡겨두고 있다. 사내는 손가
락으로 음순을 헤집고 있다.
크림을 잔뜩 바른다. 사내의 것은 일어서지 않는다. 낭패다. 세희는 사내의 가슴팍으로 손을 밀어 넣고 젖꼭지를 당긴다. 그리고 한 손으로 사내의 양쪽 방울을 쓰다듬는다. 반응이 없다.
아저씨 술을 넘 많이 마셨어...
" 잘 안돼잖아요..."
그러니 섹시하게 해보란 말이야...씨...."
세희는 입으로 가져간다. 흐물한 중년 사내의 성기가 입안 가득히 들어온다. 눈을 감고 빨아댄다. 서서히 일어난다. 입안에 팽창한 사내의 성기가 자꾸 커진다. 빨리 끝내고 싶은 세희는
아주 속도감 있게 빨아댄다. 사내는 아무런 반응없이 그저 누어 있다. 시간이 흐른다.
어제의 기억이 문득 난다.
차속에서 나눈 김대리와의 관계가 자꾸 떠 오른다. 아주 처절하게 자신의 욕망을 나타내고 말았던 그 낭패감과 후회감이 다시 고개를 쳐든다. 서비스 자세로 돌려대던 것이 더욱 후회스럽다. 김대리는 나를 어떻게 볼까. 적당한 끼를 지닌 여성이 아니라 아주 화냥끼가 넘치는 색녀로 본 것은 아닐까.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