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들어온 질문이라, 약간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과장님도, 또 수간호사도 있는 자리여서 뭐라 해야할지 얼른 떠오르지 않았다.
"허허, 상당히 긴장하는 것 같던데...?"
과장님이 웃으면서 한마디 했다.
"맞아요, 오전 내내 얼굴이 붉어져서 서 있더라구요.."
수간호사가 옆에서 거들면서 말했다.
민은 갑자기 부끄러운 감정이 들었다. 더군다나 낮에는 검진하는 모습을 보고 사정까지 하지 않았던가..
과장님이 말을 이으셨다.
"그래, 처음에는 으례히 그런 법이지. 그때 생각만 하면...하지만 한 일주일만 지나면 익숙해 질꺼야... 모든지 지나치면 희석이 되는 법이니깐..."
잠시후에 수간호사가 바쁜일이 있다면서 자리를 일어서고, 과장님과 선배 둘 그리고 민이 남게 되었다.
"이제 남자끼리 얘기네만, 나도 처음에는 산부인과 실습 나와서 참 많이도 당황했었지.. 여성의 꽃잎을 들여다 봐야 하는 곳이니만큼 나도 건강한 남성인데 성적인 감정이 안들 수 있나?"
과장님이 말씀하셨다.
"과장님도 그런거 자주 느끼세요?"
정선배가 뜻밖의 질문을 했다.
"자주? 자주는 아니지만.. 솔직히 지금도 가끔씩 성적인 감정이 들곤 하지.. 뭐, 그걸 탓할순 없지. 아직 내가 젊다는 증거 아닌가? 하하하"
우리는 과장님의 솔직한 답변에 서로 웃음을 지었다.
계속해서 과장님은..
"우리처럼 여성의 사생활부터 신체까지 속속들이 알아야 하는 직업도 없을꺼야.. 진단을 하기위해 성관계를 몇번했는지, 언제했는지.. 등등을 꼭 물어야 할때가 있으니까 말이야. 지금 내가 이렇게 편하게 말하는 것도 같은 의사니까 그렇지 아무데서나 이런 말을 하면 안되지.."
"그렇죠.. 사생활을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으니까요."
"근데 내가 처음 산부인과에 들어설때와는 다른게 요즈음 속옷에서도 확연히 들어나지. 요즘도 나이드신 분들은 속옷을 두텁게 많이 껴 입는데 반해서 젊은 신세대 여성들은 정말 헝겊 한조각 같은 걸 걸치고 있거나 아니면 아예 편하게 노팬티로 들어서는 여성도 있더군."
과장님의 말씀에 정선배가 빠지지 않고 말한다.
"그럼요, 저도 과장님 만큼 경력이 있지는 않지만 가끔씩 웃긴 여성들 꽤 봤읍니다. 글쎄 검진을 받으러 오는데 아주 깨끗이 그곳을 씻고, 또 꽃잎에 향수까지 뿌리고 오는 여성도 있더라고요. 그래서야 검진이 되겠읍니까? "
민은 계속 듣고만 있기가 뭐해서, 과장님께 어렵게 질문을 했다.
"저~~ 이런 말씀드려도 될지 모르지만, 가정 생활은 원만하세요? 그러니까... 그..."
"아~ 부부생활 말하는 게로군.. 그다지... 낮에 계속 들여다 보다가 밤에 무슨 흥이 생기겠나? 내 와이프도 그런면에선 불만이 많을거야. 아마.. 그래도 몸에 계속해서 축적이 되면 그런 걱정은 안해도 돼. 근데 아직 배우는 입장인 실습생들을 앞에두고 이런말을 해서 뭐하긴 한데.. 산부인과 20년에 가끔 정말 명기들을 보기도 하지..참 부럽더라고 누가 데리고 살런지...허헛"
우리는 서로 가벼운 웃음을 지었다. 너무 솔직하게 과장님이 말씀을 하시는 바람에 민도 낮의 일을 어느정도 잊을 수 있었다.
자리를 일어서면서 과장님이 한말씀 하셨다.
"다른 과 의사들이 우리를 좁쌀이라 부르는 거 아나? 허구헌날 좁은 그 구멍만 들여다 보고 있으니 우리를 그렇게 부르는 게지. 하지만 자네가 실습을 해보면 알겠지만 다른 과보다 더 흥미를 많이 갖을 수 있을거야.. 열심히 해보고, 나중에 전공 결정할때 참고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
"예,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읍니다."
그렇게 하루의 실습과 회식을 마치고 민은 곰곰히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낮의 그 사정만큼은 바람직한거 같진 않았다...물론 자의로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다음날도 그렇게 실습시간이 다가왔다. 초보의사 민은 변함없이 일찍부터 기숙사에서 외래 산부인과로 출근을 하였다.
오늘도 10시를 넘어서자 길게 줄을 늘어설 정도로 환자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근처에 큰 대학종합 병원이 없어서 인지 유독 환자가 이곳을 많이 찾는 것 같았다.
그렇게 첫번째의 폐경기의 여성과, 자궁암 검사를 받으러온 중년여성을 받고 난후 다음은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귀여운 아가씨가 어머니와 함께 진찰실에 들어왔다.
"선생님, 얘가요.. 생리가 너무 자주 나오고요, 또 길어서 무슨 병이 있나, 검진을 하러 왔어요.. 한번 진찰좀 해 주세요..."
"그래요? 언제부터 생리를 했니?"
"중.. 중 ..1때부터요..."
수줍은 듯 여학생은 한껏 고개를 숙이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몇가지 질문을 던진 후 과장님은 시진을 준비하라 하셨다. 산부인과 진찰대 앞에선 여학생은 다소 부끄러운지 민을 흘끔 다시 쳐다보았다. 순간 눈이 마주치자 다소 민도 민망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그대로 웃음띤 얼굴을 약간 보여주었다.
커텐이 처지고, 안쪽에서는 약간의 실랑이가..들려왔다.
"학생 괜찮으니까... 그냥 팬티까지 벗어요. 여기는 병을 검진하는 곳이니 너무 부끄러워 하지 말고 다 벗어요."
"하지만 남자선생님 하고...또 저기 저쪽에 서 있던 선생님도...."
"아 글쎄, 그분도 여기 담당 선생님이니 걱정하지 말고 빨리 벗고 검진대 위에 올라 앉아요."
그렇게 실랑이를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하체가 커텐 밖으로 보였다. 여학생은 다리를 발걸이에 올리지 않고 그냥 다리를 바싹 꼬고 있었다. 최간호사가 다리를 잡고 벌리려 했으나.. 막무가내였다.
민은 정말 우스운 광경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두명의 간호사가 달려들어 거의 강제로 여학생의 다리를 벌려서 발걸이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발걸이의 밸트를 조이자 더이상 움직일 수 없어서 인지 여학생도 가만히 있었다.
위의 조명등을 켜자, 정말 16살의 아가씨의 꽃잎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음모는 아직 발육이 다 끝나지 않아서인지 짧게 치구 근처로 돋아 있었다. 지금까지의 여성들의 꽃잎이가 약간은 징그러워 보인 반면 아직 새파란 새싹과 같은 어린 여학생의 그곳은 귀엽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보였다.
과장님은 아직 처녀여서 그런지 얇은 비닐 장갑을 끼고 항문검진을 하기 시작했다. 젤을 바르고 항문에 손가락을 삽입하자 여학생이 놀라서인지 약간 큰 소리를 질렀다.
오늘부터는 절대 흥분하지 않겠다던 민도 그 광경을 뒤에서 지켜보며 역시 자신도 모르는 사이 흥분하고 있었다. 벌써 아랫도리가 팽창하는 것이 확연히 느껴졌다.
'이러면 안된다.. 오늘은 이러면 안되지...'
맘속으로 생각을 했지만, 손가락을 깊숙히 항문에 삽입한 광경을 견습생으로서 검진이라고만 생각하기에는 아직 민의 경험이 부족했다.
검진이 끝나자 여학생은 약간 울었는지, 눈 근처에 붉은 기운이 돌았고, 고개를 깊이 숙이고 다시 문진 의자에 앉았다. 아마도 수치스런 감정때문에 그러는 것 같았다.
"산부인과가 처음이라서 그런 모양인데, 앞으로 자주 들려야 할 곳이야. 그러니 너무 부끄러워 하지 말아요.. 월경은 지금 한참 사춘기라서 때때로 불규칙적이니 만큼 너무 지나친 걱정은 하지말고..."
의사선생님은 간단한 처방전을 적어주며 말씀하셨다.
민은 진찰실을 나서는 여학생을 보며 좀 전의 다리를 안 벌리려고 간호사들과 실랑이 하는 모습이 떠올라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순간.. 고개를 돌리는 여학생과 눈이 마주쳤고, 움찔한 기운에 웃던 입을 막아 벌이고 말았다. 여학생은 한번 눈을 새우처럼 째려보더니 이내 진찰실을 나가 버렸다.
여학생이 나가자 이번에는 화장을 진하게 한 야한 옷차림의 한 아가씨가 들어섰다.
겉으로 풍기는 이미지는 이곳 어느 술집에서 일하는 아가씨인듯 여겨졌다.
그 아가씨는 들어설때 부터 민을 유심히 보더니 이내 말을 꺼낸다.
"저~~ 저기 저 젊은 의사분 좀 밖으로 내보내면 안될까요? 좀 말씀드리기 껄끄러워서요.."
"하하, 저 젊은이도 닥터입니다. 뭐 정 마음에 걸리시면. 어쩔수 없죠."
과장님이 민에게 눈짓을 하셨다. 민은 미끈한 여자에게 무슨 비밀이 있는지 궁금하고, 또한 진찰대 위의 모습이 아쉽기는 했지만, 진찰실을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아마도 병원에 자주 드나든 모양이다. 이 정도의 주문을 하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이었다.
민이 진찰실서 나오자 대기실에서 무슨 다툼이 일어나듯 시끄러웠다.
"무슨 일이죠?"
민이 수간호사에게 물었다.
"또 성폭행 사건 때문에 그런가 봐요. 요즘은 참 흔하게 보네요. 아마 정액 체취와 진단서 발급 받으러 온 모양이예요."
잠시뒤, 교복을 단정히 입은 여학생이 병원실을 들어왔다.
보호자인지, 아니면 경찰인지 모를 사람들도 함께 소란스럽게 들어오고 있었다. 수간호사의 제지로 여학생만 남고 모두 나가자, 최간호사가 한쪽 검사실로 여학생을 안내하고 있었다.
잠시뒤 정선배가 기구를 들고 검사실로 들어갔고, 나도 이젠 가만히 멍청히 있을 수 없어 요청이 없었지만 따라서 들어갔다.
다리를 벌리고 검진대 위에 누운 여학생의 맛살이 정면으로 환한 조명과 함께 보였다. 하지만 질 부위에서 약간의 출혈을 보이고 있었다. 성폭행이 일어난지 얼마 안된것 같았다. 여학생은 울먹이고 있는 듯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떤 자식이야! ... 정말 말도 못하겠군."
정선배가 갑자기 벌컥 소리를 질렀다. 아마도 강제 성행위로 인한 처녀막 파손이거나 질벽에 궤양이 생긴 모양이었다.
대기실에선 아직도 실랑이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동네의 중년 아저씨가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친구의 딸을 범한 모양이었다. 아직 꽃잎이 완숙되지 않은 여고생의 질에 강제로 삽입을 해서인지 겉에서 보기에도 질구 주위로 상처가 보이는 상태였다.
"내참! 산부인과 근무하다 보면 저런 파렴치범을 자주보게 되니 정말 열받는구만..."
간호사중 가장 고참인 수간호사가 탄식처럼 한마디 했다.
그렇게 산부인과의 실습은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다.
한주동안 실습을 해 오면서 민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여성의 꽃잎을 자세히 그것도 여러명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비록 의사의 입장에서 이지만.. 이젠 여성에 대한 신비감이 어느정도 벗겨지는 느낌이었다.
아울러 여성들의 성의식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과거와는 달리 많은 여성들이 성 행위를 단순한 생식의 도구를 떠나서 즐기고 있다는 것을 잠깐동안의 경험으로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갑자기 민은 자신의 신세가 한탄스럽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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