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방으로 들어선 우리는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서로의 입술을 탐했다. 항상 소극적인 반응 보이던 희정이도 오늘만큼은 적극적으로 타오르고 있었다. 나는 빠른 손짓으로 희정의 옷을 벗겨가고 있었다. 몇번안되지만 그래도 희정의 알몸까지 본 나였지만,여전히 손이 떨리고 있었다, 희정이는 완전한 나신을 드러내고 있었다. 나는 희정이의 나신을 한동안 바라보았다. 정말 환상적인 아름다움이었다.
아니 나에게만 그렇게 보이는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 희정의 모습은 폭발할듯한 염기를 담고 있었고, 그녀의 아름다움에 나는 취하고 있었다. 나는 희정이를 들어안았다. 그리고 침대에 눕혔다. 희정의 얼굴은 빨간색으로 물들어 있었지만. 열기가 가득한 눈빛은 나에게서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나는 침대에 누워 있는 희정이를 바라보면서 내 옷을 벗었다. 두손으로 가슴을 가리고 있던 희정이도 내 벗겨지는 몸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내 눈을 보고 있었다. 그 눈속에 깊은 신뢰가 담겨있는걸 느낄수 있었다. 하지만 어딘지 모를 아픔도 느껴지는것 같았다. 하지만 나의 사고는 그렇게 깊이를 갖고 있지 못했다. 이미 술기운은 없었다. 아마 희정의 몸에서 발산하는 매력에 술기운은 모두 달아나버린것 같았다. 잠시후에 나는 알몸이 되었다.
희정이에게 남김없이 보여지고 있었지만 더이상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나는 그대로 침대로 올라가서 희정이를 안았다. 그리고 희정의 얼굴을 한손으로 잡고 키스를 했다.
희정의 혀와 내 혀는 짝짓는 뱀처럼 뒤엉키고 있었다. 그녀에게서는 달콤한 향기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그녀의 타액은 감수로처럼 느껴졌다.
나는 희정이 가슴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천천히 애무했다. 핑크빛으로 반짝이는 유실이 내 입속으로 사라지고 내 혀와 짝짓기를 하고 있었다.
나의 입과 혀는 희정의 온몸의 맛을 음미하기 시작했다. 나는 점점 밑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희정이는 한손으로 입을막고 있었다.
그녀의 보지가 눈에 들어왔다. 아직도 처녀의 모습을 간직한듯 이쁜 모습으로 있었다. 그리고 내 입에 의해서 희정의 보지가 벌어졌고. 그녀의 핑크빛 속살이 보였다. 그리고 나는 희정의 크리토리스를 입안에 넣고 빨았다. 갈증을 시켜주는 감로수였다. 하지만 여전히 갈증은 더욱 심해지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보지에 내 자지를 맞춰갔다.
'잠깐만, 수혁씨'
나는 가만히 희정이를 쳐다보았다.
'나도 수혁씨 한테 해주고 싶어'
나는 놀란 표정으로 희정이를 쳐다보았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돼'
'아니 내가 해주고 싶어. 서툴거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행위잖아 그러니까 하고 싶어'
나는 그런 희정이가 더 없이 사랑스러울수 없었다. 내가 가만히 침대에 몸을 눕히자 희정이는 천천히 상체를 일으키더니 내 자지를 손으로 잡아왔다.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희정이는 그러면서 입으로 내 젖꼭지를 입에 넣었다. 가만히 넣고 있었다. 그리고 빨았다. 심하게 떨리는 그녀의 떨림에 심한 자극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어색한 몸짓으로 천천히 내 자지쪽으로 내려간 희정이는 내 자지를 입에 넣었다.
서투른 솜씨였지만, 그녀의 떨림이 주는 자극은 어떠한 애무보다 나를 뜨겁게 만들었다. 나는 그런 희정이를 안아주면서 침대에 눕히고, 천천히 그녀의 몸위에 나를 실었다. 잠시후에 내 자지는 뜨거운 희정이의 보지속으로 숨어들었다. 은밀한 움직임이었다. 그리고 희정이는 타오르고 있었다.
여전히 아픈 표정이 역력했지만 고통보다는 희열에 가까운 표정을 더 많이 볼수 있었다. 나는 허리에 힘이 들어가기시작했고, 희정의 두팔은 내 어깨위에서 힘이 들어갔다. 그리고 나는 희정이를 끌어안으면서 그녀의 몸속에 폭발하고 있었다.
한동안 서로의 몸을 끌어안고 있었다. 나는 희정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희정이도 감고 있던 눈을 뜨고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서로의 눈을 바라보면서 웃고 있었다. 나는 이것이 진정한 섹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문득 엄마와 섹스가 생각났다.
그런데 엄마와 섹스에서는 이런 감정을 받은적이 없었다. 이것으로 분명해진것 같았다. 엄마와의 섹스는 남녀간의 사랑에 결합이라고 보기는 힘들었고, 욕정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것이 마땅한것 같았다. 이런 생각이 들면서 조금은 후회스러운 부분이 있었지만 되돌릴수 있는것이 아니였다.
그렇게 크리스마스 이브는 지나가고 있었다.
시간은 화살같았다. 변다른 변화없이 시간은 급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희정이와 크리스마스이브에 섹스를 한 후에 엄마와는 관계를 갖지 않고 있었다.
이유는 나도 잘 몰랐다. 엄마를 원하고 있는 내자신을 때때로 느끼고 있었지만, 엄마에게 죄스러운 마음때문에 감히 다가가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엄마는 항상 그자리에서 똑같은 얼굴과 마음으로 나를 쳐다봐주셨고, 행복해 하셨다. 나는 엄마가 주는 사랑의 주체를 쉽게 알수가 없었다. 단순하게 저것이 부모가 자식에게 배푸는 사랑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을 뿐이었다.
어느덧 희정이는 졸업을 마치고 연수원을 들어갔다. 나도 다시 학교생활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희정이 친구인 선영씨가 나를 찾아왔다.
'오랜만입니다. 여기는 무슨일로 오셨읍니까?'
'이 앞에 올일이 있어서 왔다가 문득 수혁씨 생각이 나서 찾아와 봤어요, 제가 바쁜데 시간을 빼앗은거 아닌가요?'
'아닙니다. 저도 오늘은 일찍 들어갈려구 했읍니다. 식사는 하셨읍니까?'
'그럼요 시간이 몇신데요, 호호'
'네, 그럼 차라도 한잔 하시겠읍니까?'
'그러지말구 드라이브나 시켜주세요, 안되나요?'
나는 선영씨를 쳐다보았다. 아무리 희정이 친구이지만 친구와 사귀는 남자에게 드라이브를 시켜달라고 하는 선영이라는 여자가 이상해 보였다. 하지만 마냥 그렇게 쳐다보고 있을수는 없었다. 그리고 딴에는 가까운 사이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거절하는것도 이상할것 같았다.
'좋습니다. 어디로 갈까요?'
'양수리쪽으로 다녀올까요? 분위기 좋은곳도 많은데'
'그래요, 잠시만 기다리세요,차 가져올께요'
그리고 우리는 양수리쪽으로 차를 몰았다. 양수리에 도착해서 우리는 라이브카페로 들어갔다. 그리고 차한잔을 마시고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또 다시 끈적이는 눈빛을 받았다. 나는 선영이라는 여자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떻게 저런 눈빛으로 나를 쳐다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묘한 열기를 담아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 눈빛은 희정이가 나와 잠자리를 할때 나에게 보내는 눈빛이었다.
'수혁씨는 너무 착한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잘봐주셔서'
'호호호 따지고 보면 우리도 나이가 서로 같은데 편하게 말하면 안되나요?'
'그래서 희정이 친군데 어떻게 그렇게 합니까, 하하'
'희정이는 희정이고 나는 나잖아요'
'네?'
'호호호 뭘 그렇게 놀라세요. 말이 그렇다는거니까 신경쓰지마세요'
시간은 벌써 3시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나는 이만 돌아가야 할것 같았다.
'이만 돌아가죠. 나중에 가면 길도 막히고 하니까'
'저랑 있는것이 부담스러운가 보군요, 그래요 일어나요'
그렇게 우리는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그런데 돌아오는길에 신호대기를 받고 기다리는데 옆에 모텔에서 차가 한대나와서 서울쪽으로 가고 있었다.
나는 놀란얼굴로 그차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것은 엄마차였다. 다시 보아도 엄마차였다. 나는 심하게 몸이 떨려왔다. 나는 헨드폰을 들고 엄마헨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응 아들 웬일이야?'
'엄마지금 어디야?'
'응, 일때문에 나왔다가 지금 들어가는중이야'
'운전중이야?'
'응,'
'그래 조심해서 운전해'
그리고 전화를 끊었다. 혹시나 다른 사람에게 빌려줬나 하는 생각에 나는 그렇게 물었던건데 아니였다. 그렇다면 저 차는 엄마가 운전하고 있을것이었다.
문득 허탈감이 몸에 가득 펴졌다. 그리고 힘이 풀리고 있었다. 나는 차를 길옆에 세웠다. 그러자 선영씨는 놀란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죄송합니다, 잠시만 있다가 가시죠'
'네,그렇게 하세요, 괜찮아요?'
'네, 괜찮습니다.'
나는 다시 진정을 찾고 차를 몰았다.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멍한 정신에 운전을 해서 선영씨를 집근처에 내려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엄마도 막 들어왔는지 외출복 차림으로 문을 열어주었다.
'웬일로 이렇게 일찍 들어오는거야?'
'응, 그냥 나 몸이 조금 안좋은거 같아 올라가서 쉴께'
'많이 안좋은거야? 병원 안가봐도 되겠어?'
'응, 그냥 조금 피곤한거 뿐이야, 신경쓰지마'
나는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것인지 모르고 있었다. 엄마에게 뭐라고 할수가 없는것은 나 역시 엄마를 욕정때문에 안았다는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엄마의 그런 행동을 뭐라고 할 자격이 나에게 없다고 생각을 했다. 나는 침대에 누웠지만 답답하기만 했다.
이제 아빠는 어떻게 되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에게 더욱 죄스러움을 감출수가 없었다.
엄마는 언제부터 그 남자를 만난것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혹시 나때문에 다시 남자를 만나게 된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다. 만약에 그렇다면 나는 씻을수 없는 상처를 아빠와 엄마에게 준것이 되는것이었다. 괴로웠다. 어떻게 해야하는것일까 미칠것만 같았다. 이런 생각으로 가득차 있을때 엄마가 방으로 들어오셨다. 그리고 쟁반에 유자차를 가지고 오셨다. 엄마는 침대옆 테이블위에 찻잔을 놓고 내 이마를 손으로 대보셨다.
'열은 없는거 같은데, 정말 괜찮아?'
'응, 요즘 무리를 해서 그런가봐'
'그래, 이거 마시구 한숨 자'
'응, 알았어'
그리고 엄마는 다시 내방에서 나가실려구 했다.
'엄마'
'응?'
'아니야'
'녀석 싱겁기는'
그리고 문을 열고 나가셨다. 나는 이렇게 있는것 보다는 차라리 엄마에게 물어보는것이 더 좋을것 같았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아랫층으로 내려갔다. 엄마는 방에 누워 있었다.
'엄마, 얘기좀 할수 있어?'
'그래, 무슨얘긴데? 무슨 고민있어?'
나는 엄마의 화장대 의장에 앉았다. 그리고 가만히 엄마를 쳐다보았다. 너무도 태연한 얼굴이었다.
'엄마, 오늘 어디 갔었어?'
'뭐? 어왜?'
내 물음에 엄마는 당황하고 있었다.
'오늘 엄마봤어'
'수혁아'
'그 사람 사랑해? 아니면 그냥 욕정이야?'
엄마의 몸은 심하게 떨고 있었고, 얼굴은 두려움으로 가득했다. 갑자기 엄마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괜찮아, 그냥 알고 싶어서 그런거야'
엄마는 고개를 숙이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 때 그사람이야?'
엄마는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 남자 사랑해?'
'잘 모르겠어, 정말로 모르겠어 이러면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남자가 손을 내밀면 어쩔수가 없어, 뿌리쳐지지가 않아, 흑흑흑'
'그럼 그후로도 계속 만난거야?'
'응, 미안해'
'아니야, 알았어 아빠가 모르시게해, 나는 엄마에게 뭐라고 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니까 나는 신경쓰지마'
그렇게 나는 엄마 방을 나왔다.답답했다. 집에서 나왔다, 그리고 학교로 갔다. 술도 마시고 싶지 않았다. 도서관으로 향했다. 책이 눈에 들어올리없었지만, 나는 버릇처럼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아마도 나중에 다시 봐야 할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이 내가 해야할 전부인냥 그렇게 하고 있었다.엄마와의 대화가 다시금 거의 사라져가고 있었다. 기본적인 대화만을 하고 있었다. 엄마도 내가 어려웠는지 말을 걸지 못했다. 하지만 별로 신경쓰여지지 않았다. 집에서 아빠의 눈치를 보는것이 내가 할수 있는 전부였다. 하지만 최대한 예전모습을 유지할려고 노력해야했다. 아빠와 함께 있다가 내방으로 들어오면 거의 녹초가 될 지경이었다. 그렇게 시간은 또 다시 흘러가고 있었다.
희정이는 과천 제2정부청사로 발령이 나서 그곳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다. 처음에 입사를 하고 업무파악이다 뭐다 하면서 거의 만날시간이 없었다.
나는 그동안 희정이를 무척 그리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바쁘고 힘들텐데 나까지 그녀의 짐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차라리 그냥 이렇게 안만나고 있는것이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 어느날 희정이가 나를 찾아왔다. 너무 오랜만이었다. 전화는 거의 매일하고 있었지만 통화시간이래봐야 몇분정도가 고작이었다. 나를 만나러 올때는 미리 전화를 했는데 오늘은 전화도 하지 않고 나를 찾아온것이었다.
'수혁씨 오늘 나좀 안아줄래?'
나는 희정이를 쳐다보았다. 한번도 나에게 먼저 안아달라고 한적이 없었기 때문에 내가 놀라고 있는것은 당연했다. 일이 힘들어서 그러나 하는 생각이들면서 나는 희정이가 안쓰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가만히 안아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아무말도 없이 있었다.
'나 이만 갈께, 들어가서 공부해'
'괜찮아 데려다 줄께'
'아니야, 그냥 조금 걸을래, 나중에 전화할께'
그렇게 힘없이 돌아서는 희정이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미 나에게는 다른 생각을 할만큼 여유가 있지 않았다. 엄마와 아빠에 대한 생각만으로도 너무 복잡했다. 그리고 사라져가는 희정이를 뒤로 한채 도서관으로 올라왔다. 또 그런 생활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렇게 한달이라는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선영씨에게서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저 선영이예요'
'네, 안녕하세요, 그런데 웬일로 저에게 전화를다'
'지금 시간 되세요?'
'지금이요? 글쎄요. 특별히 할일은 없는데 무슨일이시죠?'
'그것은 만나서 말씀드릴께요'
그렇게 선영씨와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약속장소로 나갔다. 선영씨는 먼저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오신지 오래됐어요?'
'아니예요, 방금 왔어요. 뭐 드실래요?'
'커피마실께요'
그리고 잠시후에 웨이츄레스가 커피를 가지고 왔다. 그때까지 우리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내가 막 커피잔을 들었을때 선영씨가 입을 열었다.
'희정이와 무슨 일있었어요?'
'네? 무슨말인지?'
나는 들고 있던 커피잔을 내려놓으면서 그렇게 되물었다.
'어떻게 말을 꺼내야 좋을지 모르겠군요, 어쩌면 말을 하지 않는것이 더 좋을것도 같군요'
'무슨 말인데 그렇게 뜸을 들이세요?'
나는 서서히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내 입안에서는 아닐거야 라는 말이 빙빙 맴돌고 있었다.
'희정이 지난주에 선봤어요, 모르고 계셨죠?'
'네? 선이요?'
'네, 집에서 결혼을 시킬것 같더군요.'
'결혼?'
'아닐거예요. 희정이가 내게 아무말도 하지 않고 선이라뇨 결혼이라뇨 말도 안되요, 아닐겁니다. 선영씨가 뭘 잘못알고 있는걸거예요'
그것은 선영이에게 하는 말이 아니였다. 아니기를 바라는 내 마음이었다.자위를 하고 있는것이었다. 나는 커피잔을 들어올렸다, 커피잔은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진정이 되지 않았다. 그랬다. 희정이로 부터 일주일동안 전화가 없었다. 나는 다시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쉽사리 진정이 될것 같지 않았다. 허탈감이 내 몸에 기운을 모두 빼앗아 가버리는듯 나는 힘없이 쇼파 등받이에 나를 누이고 있었다.
그리고 내 입에서는 허탈한 웃음이 새어나오고 있었고, 볼을 타고 차가운 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후후후 죄송합니다. 먼저 일어날께요 허허허허허'
나의 입에서는 마른 웃음이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눈에서는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픔이 밀려왔다. 어디서 오는것인지 알수가 없었다.
차에올라 차를 움직였다. 갈곳이 없었다. 그렇게 끝없이 달릴것만 같은 차가 멈춘곳은 은하가 잠들어 있는곳이었다. 나는 은하의 영상을 찾았다.
하지만 은하의 영상이 있어야 할 자리에 희정이가 있었다. 차가운 바람이 내 볼을 때리고 지나갔지만 나는 아무런 감각을 느낄수가 없었다.
그곳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러면 눈물이 멈추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였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으아~~~~~~~~~~~~~~~~~~~~'
미쳐버릴것만 같았다. 진정이 되지 않던 내가 진정이 되었을때는 이미 어두운 밤이되어 있었다. 나는 일어나서 차안으로 들어갔다.
헨드폰에서 신호음이 울렸다. 부제중 전화가 들어와 있었다. 희정이였다. 아마도 선영씨에게 얘기를 들은것 같았다.
나는 어떻게 하는것이 희정이를 위하는것일까 생각해 보았다. 사랑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 사랑한다면 그녀의 선택까지도 사랑해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사랑이 아닐까 생각했다. 아니 그것이 사랑이라고 믿고 싶었다. 그것은 나에 대한 자위였다.
이 순간 만큼은 그것이 사랑이라고 믿고 싶었다. 나는 헨드폰을 열고 전화를 걸었다. 잠시후에 희정이가 전화를 받았다.
'수혁씨'
'오늘 내가 들은 말이 모두 사실이야?'
나는 최대한 담담한 음성으로 말할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미세하게 떨리는것은 어쩔수 없었다.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고 있었다.
'미안해 수혁씨, 미안해 흑흑흑'
'미안해 할것 없어,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겠지, 그리고 나는 희정이 너가 선택하는것까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 그러니까 나때문에 힘들어 하지마'
'어쩔수 없었어. 혼자서 지금까지 우리를 키워준 엄마의 뜻을 거역할수가 없었어, 미안해 흑흑흑'
'그래, 잘했어. 잘한거야. 그리고 꼭 행복해야돼, 알았지? 그것이 나를 위해 너가 해줄수 있는 전부야 알았지?'
'수혁씨 흑흑흑'
'차마 너 결혼식에는 못갈것 같다. 하지만 축하는 해줄께, 이만 끊을께, 행복해라 진심이야'
그렇게 나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리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하자 아빠와 엄마는 거실에서 얘기를 하고 있었다.
여전히 아빠는 사랑스러운 얼굴로 엄마를 바라보면서 얘기를 하셨다. 엄마의 얼굴은 언제나와 똑같은 표정이었다. 두분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이제오냐? 밥은 먹은거야?'
'네, 식사들은 하셨어요?'
'응, 그런데 너 얼굴이 왜 그러냐? 울었냐?'
엄마도 나를 자세히 쳐다보았다.
'아이, 아빠는 내가 울일이 뭐가 있다구 하하 바람때문에 눈물이 조금나서 그래요, 하하'
조금은 과장된 행동으로 그렇게 말했다.
'아참, 아빠 저 내일 몇일 제주도에 다녀와야될것 같아요'
'무슨일있냐?'
'네, 교수님 세미나가 있는데 함께 가자구 그래서요'
'그럼 다녀와야지, 몇일이나 걸리냐?'
'한 일주일정도 걸리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 알았다. 조심해서 다녀오도록 해라'
'네, 그럼 저는 이만 올라갈께요, 안녕히 주무세요.'
'그래, 너도 잘자라'
'엄마도 잘자'
'어? 그래'
오랜만에 잠자리 인사를 하자 엄마는 순간 당황스러웠는지 그렇게 놀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당신도 참 아들이 인사를 하는데 놀라기는 허허허'
'너두 잘자라'
나는 방으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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