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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28일 수요일

특별한 아르바이트...1

여상을 졸업하고 근 10년이 넘게 근무한 생보사를 실직한 세희에게 어느날 낯선 전화가 걸려왔다. 20대의 전부를 그 회사에서 몸을 담은 그녀이고 보면 실직은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더구나 자기에게 큰 실수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회사 특성상 외모를 따지는데 도무지 미모로야 밀릴 때가 없었던 그녀에게 그것도 이유가 되지 않았고 오로지 개운찮은게 있다면 나이가 이제 서른을 넘었다는 사실 하나였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억울하고 살맛 나지 않는 기분이었다.
몸져 누운 아버지 탓에 가족들의 생계비를 책임지던 세희의 입장에 더욱이 답답할 노릇은 일 년 전부터 열애 중이던 신용금고 김대리와의 결혼자금 준비문제는 이제 겨우 그 출발점에 있다는 점에 있었다.

똑똑하고 유능한 김대리지만 워낙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었다.
그리고 굉장히 현실적인 남자이라 결혼 자금 문제로 크게 싸운 일까지 있었다. 그렇게 갑갑한 상태에서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하루하루 시간을 허비하던 세희에게 정중한 목소리로 걸려온 전화는 어쨌거나 반가운 것이었다. 더구나 고수입을 보장하며 사람을 구한다는 내용의 전화이고 보니 더 반가웠다. 그것이 결론적으로 세희를 구렁으로 빠뜨릴 줄은 몰랐다. 

"낮 시간을 활용할 일거리가 있습니다. 
파트 타임으로 일할 수도 있고 시간은 그렇게 구애받지 않고 고소득을 올릴수 있는 서비스업입니다.시간이 되시면 저희 회사를 방문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연락처와 전화번호를 알려준 뒤 조용히 끊어진 그 전화의 발신지로 찾아 나선 것은 그 다음날이었다. 세희가 방문한 곳은 주로 세무사들이 임대로 사무실을 밀집해 쓰고 있는 5층 짜리 빌딩이었다.
씨씨 컨설트라는 제목의 사무실 문을 열자 좁지만 깨끗한 분위기 속에 말끔한 젊은 남자 홀로 앉아 있었다.
혼자 차를 마시며 담배를 피우고 있던 그 남자는 환한 얼굴로 세희를 반기며

"전화를 받고 오셨군요. 전에 다니시던 회사에 실직자 명부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영업팀이 많은 회사의 명부를 입수해놓고 구인 대상을 물색하지요. 우선 앉으시지요."

친절한 사내의 안내가 인상적이었다. 

"보시고 놀라지 마십시오 이것이 세희씨 같은 분을 원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사내가 내어놓은 명부엔 각종 서비스업이 망라되어 있었다. 서비스업은 각오를 하고 온지라 그리 충격적이진 않았지만 이발소 안마업체 등의 이름을 접하자 세희는 자기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그러나 돈이 다급한 세희에게 명부 옆에 쓰여진 시간당 보수액수는 큰 유혹이 아니 될 수가 없었다. 머뭇거리고 있는 세희를 보던 사내는 벌써 세희의 표정을 읽었는지 같이 나가자고 했고 그녀는 엉거주춤 말없이 핸드백을 들었다.

그러한 일자리도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깨끗하게 자신을 지키며 일할 수 있다는 사내의 말이 와 닿았고 더구나 어려운 가족의 생계와, 열애중인 김대리와의 결혼 자금 마련에 생각이 이르자 혼란은 의외로 빨리 정리되는 듯 하였다.
세희는 이발소라고 적힌 란을 가리키며 고개를 끄떡였다. 사내는 바로 사무실 옆의 방문을 열었다. 거기엔 놀랍게도 이발소의 모형의자가 하나 놓여 있었고 몇 가지 기구와 수건 등등 목욕에 필요할 것 같은 시설이 갖추어져 있었다.

"자 빨리 현장에 가려면 일을 익혀야 합니다. 이리 오십시오."

그러면서 사내는 리모컨으로 비디오를 틀었다.
15인치 모니터에서 벌써 야릇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조명을 끈 비디오방 같은 느낌을 주는 곳에서 세희는 서비스걸의 작업 순서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었다.
면도를 끝낸 사내가 얼굴을 가리고 누워 있었고 새로이 나타난 짙은 화장의 여인은 아주 짧은 
미니로 온 다리를 다 들어내다시피 하고 누운 사내의 가슴에 엎드려 사내의 아랫도리를 쭈욱 쓰다듬었다. 사내의 거친 호흡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여인은 빠른 속도로 사내의 바지를 내리고 크림으로 사내의 두다리를 맛사지 하기 시작했다.

짧은 치마로 구부린 여인의 실팬티 엉덩이가 비디오 화면 전체를 가득 메웠다. 군살이 적당하게 팬티에 눌려 굴곡을 가진 여인의 엉덩이는 조금씩 옴지락거렸다. 하지만 전체적인 동작은 아주 자연스러웠고 사내도 긴 숨을 내쉬며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삼분 여 단순한 몸짓이 있은 후 끙하는 사내의 신음이 있고 나더니 아가씨는 경대 앞 서랍에서 수건을 내어 사내의 다리 사이를 닦아 내었다.

그리고 사내는 이내 숨이 고르게 되면서 잠드는 것 같았다.
아가씨는 수도꼭지에서 손을 씻으며 드링크를 사내 옆의 팔걸이 위에 놓았고 담배를 하나 물고는 밖으로 사라졌다. 간단했다. 그런 사이 바의 불이 켜지고 사내는 자연스런 표정으로 얼굴에 발그레 홍조를 띤 세희에게 비디오 테잎 하나를 더 건네 주며 자리를 일어섰다. 

"집에서 잘 보고 익히세요. 이 테잎은 실제 관계용입니다. 연습은 이것으로 끝입니다. 내일 오전 9시에 이곳으로 출근 하십시오 모든 조치는 취해 놓겠습니다. 그럼 ....

사내는 총총 자리에서 일어났고 세희도 그 방을 나왔다. 
집으로 부랴부랴 돌아온 세희는 머리가 어지러웠다. 아까 본 사내의 거친 숨소리며 꿈틀거리는 모습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결국 이런 곳으로 가야하는가...... 아니야..... 그럴 순 없어...."

라고 생각하다가도 집안 형편과 어디에도 고수입을 보장하는 곳은 잘 없다는 생각이 머리를 쳐들었다. 더구나 결혼 자금 생각에 이르자 혼란은 강렬한 유혹으로 변질되었다.

"일년 정도만 눈 딱 감는거야... 그리고 내 인생에서 없던 시간으로 생각하는 거야....."

결심한 세희는 아까 남자로부터 받은 테잎을 돌렸다.
처음의 몇 단계는 낮에 본 내용과 다를 바 없었다. 그런데 조금 지나면서 조용한 신음이 들려왔다. 화면 가득히 보이는 것은 기마 자세로 사내의 두 다리에 앉은 여인의 모습이었다.
앉은 자세로 팔을 팔걸이에 올린 여인은 행위에 열중해 있었다. 
무표정한 그 얼굴엔 그저 열심히 자기 일에 몰두하는 느낌만 가득했다. 갑작스런 순간 화면에 접촉 부위가 클로즈엎 되었다. 여인의 잔뜩 벌어진 질은 솟아오른 남자의 성기를 아주 일정한 속도로 물었다 놓았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갑자기 보험회사에서 근무하던 수 년 동안 관계를 가졌던 세명의 남자가 떠올랐다. 회식의 연장에서 취중에 가졌던 그들과의 기억이 갑자기 떠오른 것이 이상했다. 정작 결혼 약속까지 한 김대리와는 키스와 패팅에 머물렀던 세희로서 일을 위해 비디오 테잎을 보는 순간 김대리 대신 남자와의 행위가 떠오르는 것이었다.

"아아...아아...."

아주 조용히 행위에 몰두하는 사내와 여인을 보던 세희의 입에서 가벼운 신음이 새어 나왔다. 세희는 자기도 모르게 다리 사이로 손을 넣었다. 팽팽하게 졸린 팬티사이로 까슬한 음모가 느껴졌다. 세희는 갑자기 야릇한 기분에 휩싸였다. 남들 보다 유난히 많은 자기의 음모를 쓰다듬었다. 화면의 숨소린 조금씩 거칠어져 갔다. 세희는 자기도 모르게 로숀 병을 집어들었다. 손으로 쓰다듬던 자신의 음부에 로숀의 뚜껑 부위를 밀어 넣었다. 

"....흐흐 헉 아아 천천히... "

비디오에서 남자의 소리가 들렸다. 여인은 그 소리를 듣더니 더욱 빠른 속도로 눌러대고 있었다. 눌러 댈 때마다 물기가 부딪치는 소리가 질퍽질퍽하고 들렸다. 화면에 클로즈엎된 접촉 부위는 여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음수가 번질거리고 있었다.

"아아..... 읍...."

여인의 몸속에서 용두질하는 사내의 그것을 본 세희는 자기도 모르게 신음을 내었다. 그리고 로숀 병을 더욱 깊게 넣었다. 
적지 않은 크기의 뚜껑이 세희의 계곡 속으로 쑤욱 미끌어져 들어갔다. 다리를 벌린 세희는 다급하게 바지를 무릎까지 내렸다. 제법 편한 자세에서 화면의 장면을 보며 마스터베이션을 즐겼다.
전에도 스스로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비디오를 보면서는 오늘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그 기분은 예전의 것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더불어 남자가 자꾸만 아련거렸다.
비디오 화면의 여인은 어느새 남자의 가랭이를 닦고 있었고 피곤한 듯한 표정으로 치마를 채웠다.

세희의 일과가 시작되었다.
첫 손님은 아주 깔끔한 정장의 신사였다.
세희는 정신을 차리고 비디오의 화면을 상기시키며 손님 곁으로 갔다. 면도사의 면도가 끝난 남자는 조용히 누워있었다. 곁에 서자마자 손님은 세희의 다리사이로 손을 밀어왔다.
그리고 어느 틈에 정확하게 세희의 두덩을 어루만지는 것이었다. 처음에 깜짝 놀란 세희는 아 하는 짧은 탄성을 질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손이 야릇한 흥분을 가져다 주었다. 세희는 가만히 있었다. 그러자 그 손은 이내 실팬티를 파고들어 부드러운 털을 만지는게 아닌가. 세희는 숨이 막혔다. 
아랫 쪽에서부터 아련한 향수같은 기운이 뜨겁게 밀려왔다.

"내가 왜 이러는 것일까..."나는 원래 이런 여자였던가........"

애써 도리질을 하면서도 세희는 밀려오는 기분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돈을 벌기 위한 방편으로 일을 택한 것이었지만 어쩌면 자신에게 주체할 없는 끼가 먼저 자신을 이곳으로 끌고 온 
것인지 모른다고 생각되었다. 
손님의 혁대를 내렸다. 꺼멓게 숲을 이룬 다리의 털이 묘한 감각으로 세희를 자극했다.

"하실래요...? 아니면 맛사지로...?
"나는 자신 없는데.....워낙 빨라서 ...."
"괜찮아요, 저는 더 자신없어요...."

기마자세가 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아주 안성맞춤의 의자가 더없이 이상적인 행위 자세를 만들어 주었다.
세희는 아무런 준비 단계 없이도 불끈 솟은 그 남자의 물건을 자기의 질에다 갖다 대었다.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벌려진 자신의 연못으로 먹어버렸다. 안은 자세로 남근을 먹은 순간 서너번의 피스톤운동을 하는가 했더니 남자의 뿌리에서 뜨거운 액이 세희의 질 속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
"에이........쩝.."

남자의 가느다란 한숨이 새어나왔다.
흥분에 겨워 있던 세희는 그 돌발적인 사태에 잠시 아연해했다. 정신을 가다듬고 수건으로 그곳을 닦아 내었다. 허무했다.
첫 손님은 그렇게 빠르게 세희의 흥분한 가랭이만 적시고 옷을 입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가 나가면서 세희에게 쥐어준 돈의 액수였다. 십 만원 권의 수표 한 장이었다. 그날엔 두 번
의 맛사지와 한 번의 관계가 더 있었다.

집으로 돌아온 세희의 핸드백 속에는 이십만 원의 현금이 쥐어져 있었다. 
돈이라는 것은 참으로 신기한 위력으로 세희를 변화시키고 있었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커리어우먼의 이미지를 풍기며 당당하게 살아왔던 세희가 퇴폐이발소의 서비스걸이 되어 있으니
말이다. 집으로 돌아온 세희의 머릿 속에 처음으로 시작한 오늘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김대리에게 전화를 했다.

"자기 나야..."
"응 오랜만이네....직장은 구했어..?
"응 그냥 아르바이트 삼아서 나가는 일이야..."
"무슨 일인데..?
"그냥 아르바이트라니까..."
"내일 쯤 한번 만나자 우리.. 할 얘기가 있어..."
"무슨 일인데 지금 말하면 안돼?
"특별한 것은 아니고 ....보고 싶어서..."
"알았어. 나 무척 피곤해 그럼 내일 봐."

이발소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차마 말할 수 없었다.
조금만 참으면 행복한 결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세희는 이 엄청난 일을 비밀에 부치고 싶었다. 아니 비밀에 부치지않을 수 없는 노릇이었다.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 왔다. 내일 만나자고 하는 김대리를 과연 어떤 낯으로 대할 수 있을까. 

김대리가 그렇게 원해 왔던 자신의 육체를 매일 다른 남자에게 열어주면서 사랑은 지속될 수가 있을까. 내일 그를 만나면 또 다시 요구해 올텐데 어떻게 할 것인가. 속시원하게 그의 가슴에 안기고 싶다. 돈의 절실함에 앞서 진실한 사랑의 느낌으로 그를 받아들이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다. 모든 것은 그와의 결혼이 완결된 후로 미루고 싶다. 나는 그와 행복한 결혼을 위하여 지금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요구가 내일 있더라도 다시 참아내야 한다. 앞 뒤 없는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근 한 달만에 만난 그의 표정은 어두웠다.
저녁과 함께 가볍게 마신 맥주의 취기에 그는 쉽게 취했다.

"세희! 도대체 이게 뭐야..,우린 결혼을 약속한 사인데 우린 아직 육체관계 한 번 없었어. 그렇게 오래 거부하는 이유가 뭔지 이제 알고 싶어...

서너 차례의 키스와 패팅 외에 단 한번 관계를 허용하지 않았던 세희에 대한 불만을 털어 내는 김대리의 표정은 의외로 완강했다. 마치 결심을 하고 나온 사람처럼 단호했다.

"그냥 지키고 싶을 뿐이예요...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그저 그러고 싶을 뿐이예요." 

세희의 마음은 아팠다. 몇 차례의 관계 후 자신을 떠났던 남자들을 생각하면 결혼을 위해서는 마지막 것은 항상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김대리에게 자신의 육체는 최후의 마지노선 같은 것이었다. 그것이 세희를 괴롭게 했다.

그러나 그날 그의 요구는 예전의 것과는 판이하게 다를 정도로 강했다.
세희는 포기하고 싶었다. 다른 수많은 남자에게 일회용 커피처럼 자신을 열어주며 정작 사랑하는 남자에게 자신을 지킨다는 논리는 양심으로서는 도저히 성립되지 않는 이야기였다. 이제 그를 받아들이고 싶었다. 그리고 마음껏 육체의 열정을 불태우고 싶었다. 지독한 이율배반의 질곡을 벗어나고 싶었다. 설령 관계로 인하여 파탄이 오고 말지라도 이젠 그를 받아들이고 싶었다.

"알았어.... 어떤 식으로라도 자기 원하는 대로 해..."
"............"

사방의 어둠이 차안을 바깥과는 완벽하게 차단해주고 있었다. 그의 입술이 다가왔다. 맥주의 가벼운 향기가 후각을 자극했다. 그의 손은 어느 사이 브라우스의 단추를 열었다. 가슴이 떨려왔다. 이미 결심한 세희는 아주 빠른 속도로 흥분했다. 하지만 그 흥분의 기운을 숨기고 싶었다. 완전한 내숭을 떨고 싶었다.
조용히 숨소리를 죽이며 꼼짝도 하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현숙한 약혼자의 이름으로 행동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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