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서울에 출장을 가야 할 이 생겼다. 업무차 1박 2일로 교육일정이 잡힌 것이다. 갑자기 짜증이 화악 밀려온다. 내가 기억하는 서울은 그다지 좋은 곳이 아니었다. 길을 묻기 위해 불러 세우면 손을 휘휘 저으며 가버리는 사람들 낯선 사내에 대해 긴장하고, 은근히 두려운 눈으로 쳐다보는 아가씨들...
내가 무엇을 잘못했을까? 내 얼굴이 흉악범처럼 생겨 먹었단 말인가? 그러니 서울이란 말만 들어도 그 곳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내게는 서울 출장이 고문일 수 밖에 없다. 승용차로 가져갈까 하다 그만두었다. 가서 길이라도 잃어버린다면 어쩌란 말인가?
따르릉......
“저에요..유경씨......”
사귀는 애인이고 곧 있음 결혼할 여인이다. 8년 연애질 동안 한 번도 잠자리를 같이 못해 날 반쯤 미치게 만들었던 여자... 그 때문에 헤어지니 마니 지지리도 다툼이 많았지만 결혼식 날이 잡히자 그제서야 서서히 몸을 보여 주는 여자......
“어...새벽부터 어쩐 일이야?...자지 않고서?”
시계를 보니 새벽 5시 30분이다.
“자기 잠구러기니깐 깨워 줄려고....오늘 서울 간다고 하지 않았어요?”
“어...맞아....”
“몇시 출발이에요?”
“7시 비행기잖아.....”
“조심해서 다녀 와요....길치니까 길 잃어버리지 말고...”
“알았어.....내려올 때 전화할게”
길치란 말은 맞다. 친구들과 바닷가에 놀러 가면 내 차는 꼭 산으로 올라갔다. 그래서 애인과 친구들은 행여나 내가 운전대를 잡을까 눈치만 본 적도 많다....
이른 새벽 전화한 그녀 덕에 잠이 달아났다. 늘 나에게 사랑스러운 여인....항상 부드럽고 날 자상히 배려 하면서도 겉으로 표현하지 않는 여인...날 내 곁에서 한 발자국 뒤에 물러나 있지만 사실은 엄청 똑똑한 여인... 그래서 한없이 빨려들었던 그녀였다...물론 그녀의 동생도 거기에 한 몫했다....
샤워를 마치고 옷을 입고 서류 가방을 챙기는 부산을 떨고서야 승용차를 몰고 사천 공항으로 향했다.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에 오르니 1시간이 않되어 김포 공항에 내렸다. 리무진을 타고 바로 교육장으로 갔다.
교육은 지루했다. 꼭 교육을 받으면 새록 새록 잠이 쏟아진다. 애인의 이쁜 얼굴도 떠 오르고, 남 모르게 음심을 품은 처제의 몸매도 아른거린다.
주책없이 발기하는 내 물건....
창가로 고개를 돌리니 가을바람이 열어 놓은 창문 새로 살랑거렸다. 그런데...아까부터 묘한 시선이 느껴졌다. 초등학교 시절 책상 하나에 의자 둘처럼 배치된 교육장...내 옆자리에 앉은 여자가 아까부터 힐끔 힐끔거렸다.
자세히 보진 않았으나 제법 이쁘게 생신 것 같았다. 아이보리 투피스 정장슈트에 단발머리를 한 그녀! 왼 팔둑을 책상에 받히고 네 손가락과 엄지를 맏닿은 손목의 기이함...이상하게 느껴지는 우아함이었다.
그건 자연스러움이 아니었다. 집사람과 생활하며 처제를 바라볼 때 마다 느껴왔던 일상에서 자연히 우러나오는 고귀함과 우아함과는 질적으로 거리가 멀었다. 그 손가락에 반짝이는 결혼 반지....유부녀....였다.
대놓고 나 유부녀에요라고 말하고 싶은것인가?
관심없었다. 서울만큼이나 관심없는 여자였다. 내가 사랑하는 와이프가 될 여자의 여성스러운 우아함에 미치지 못했고 속으로 은근히 욕망을 품은 처제의 도도하고 청아한 기품에 비한다면 달빛에 반딧불이 밝음을 다투는 정도였다.
그러니 관심이 있을리 없다. 무엇 보다 잠이 왔고 이곳에 있는 것 자체가 짜증이 났다. 여자를 한 트럭이나 내려주면 고르라 한다면 모를까...지금 내 관심사는 빨리 교육을 끝내고 내일 귀가하는 일이었다.
한동안 진행되던 수업은 강사가 휴식시간을 알림으로 멈추어졌다. 사람들이 우르르 휴게실로 달려 나갔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쏟아지는 잠을 깨우고 나른한 몸을 추스르고 싶었다.
“저기요......”
고개를 돌렸다. 힐끔 힐끔 곁눈질 하던 그녀였다.
“네....”
“저기 혹시......한선희씨 아세요?”
“.......?”
한선희..한선희....어디서 들어 본 이름이었다. 갑자기 기억이 나지 않았다. 기억이 날리 없다...왜 이여자가 나에게 그걸 물어본단 말인가? 그래서 머뭇거렸다.
“신랑이 김**예요...”
“아.....”
무릎을 탁 쳤다. 아....그렇구나....그래서 어디서 듣긴 한 이름인데 기억이 나지 않았구나. 지금 이 여자가 주워 삼킨 이름은 내 친구와 그 와이프의 이름이었다. 세상에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친구 와이프 이름까지 일일이 기억하는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
“처음에 어디서 본 기억이 났어요....한 참 생각하느라 강의 시간 무얼 들었는 지도 모르겠어요”
“그러셨어요?....”
“아마 우인들 모였을 때 애인을 데리고 왔죠?..맞죠?..아주 이쁘시던데.....”
“그것도 기억나요?”
“겨우 겨우 생각해 낸거에요....”
머리를 긁적거렸다. 왠지 기분 나쁘게 얽혀드는 느낌이었다.
“참 커피 한잔 하러 가요..거기서 이야기 해요”
“네.....”
휴게실은 사람들, 커피자판기 앞에 줄을 서고 있었다. 늦게 나왔으니 차례를 기다리고 커피를 뽑아 오니 어느새 사람들은 강의실로 주섬 주섬 들어가 버리고 몇사람 없었다. 이런 저런 이갸기를 나누었다. 기억나는 건 단편적인 것 밖에 없다.
그녀가 지금 서울에 살고 있고 남편은 인천으로 출퇴근 하며 애는 아직 없고...그런 정도....였다. 이야기를 하는 중 그녀의 자켓이 어개에서 밀려 브래지어의 스트랩이 보였다. 아이보리색.....그 밑에 감추어진 브래지어는 어떤 모양일까를 상상하며 커피를 입으로 가져갔다.
그녀는 아직 그 사실을 모르는 듯 했다. 커피를 마시고 컵을 내리지 않은 채로 그녀에게 눈짓하며 커피컵을 어깨에 대었다가 내렸다. 그제서야 그녀의 손이 올라가며 자켓을 올리고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미안해요.....”
“아뇨.....이쁘던걸요...”
그녀의 눈이 동그래졌다. 어차피 관심없는 여자니 골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더 보고 싶었는데..그만 두었어요”
직설적인 이야기에 그녀는 당황했다.
“노...농담을....”
그녀가 얼굴을 조금 붉혔다.
“아...그만하죠.....어차피 볼 수 있는 것도 아닌고....들어가요...늦겠어요”
“아..네..그래요”
급히 일어서는 그녀의 몸을 훓었다. 입술에서 가슴..그리고 하체까지.......내 눈길이 끈적하게 움직이자 그녀의 얼굴은 화악 붉어지며 강의실로 종종 걸음쳤다. 뒤에서 걸어가며 걸을때마다 흔들리는 그녀의 엉덩이를 쳐다보았다.
설마 욕망이 올라오는걸까? 강의 시간 중에 메모지를 꺼내어 내 휴대폰 번호와 이름을 적었다. 그걸 접어 셔츠 호주머니에 넣었다. 하루 강의를 마치자 서류가방을 챙기는 나에게 그녀가 말을 걸었다.
“뭐 타고 오셨어요?”
“아...택시타고 왔어요”
“아..그럼 제 차로 가요”
그녀를 쳐다 보았다. 다시 가슴에서 미끈하게 뻗은 다리까지 음란한 시선으로 훓어 내려갔다. 사악하고 욕망을 가득 띄운.......
“그러죠.......정문에서 기다릴께요”
몸을 돌려 먼저 나가는 그녀의 얼굴은 목덜미까지 붉어져 있었다.
분명 내 시선에서 느껴지는 음란한 생각을 읽었을 거라 생각했다. 정문에서 그녀를 기다렸다. 15분 쯤 기다렸나 보다. 담배를 피워 물며 이를 빠드득 갈고 있었다.
‘내 애인도 아니면서.....사람을 이렇게 기다리게 해?“
그새 사람들이 몰고온 차들이 죄다 빠져 나가버렸다. 담배를 비벼끌 때 뒤에서 차의 경적소리가 들렸다. 흰색 액센트....운전석에 앉은 그녀가 손짓하고 잇었다.
“미안해요......잠시 들릴 데가 있어서......”
“괜찮아요...타고 가는 입장인데....”
그녀는 조심스레 차를 몰아 나갔다.
“어디까지 가세요?”
“잘 곳은 아직.....그냥 아무 모텔 앞에 세워 주세요”
“아..네...”
차는 교육원을 빠져 나와 시내로 방향을 틀었다. 주위는 이제 조금씩 어둠이 가라앉고 있었다. 차 안....내 시선은.....그녀에게 머물러 있었다. 차를 타면서 자켓은 벗었던지 안전벨트의 선이 절묘하게 가슴계곡 사이로 지나가고 있었다. 그녀의 가슴..작지도 크지도 않았다. 어쩌면 더 작을 지도.......
내 시선을 느끼지 않았을 리 없다. 운전을 하면서 좌우를 살피는 것이 기본이니까. 얼굴이 발그래 달아오른게 보였다. 옆에 탄 남자의 시선이 어디에 머물고 있는 지 어디를 훓고 있는지 모른다면 여자가 아닐테니까.
문득 그녀의 팬티 속이 궁금해졌다. 내 시선에 이 여자 자극받고 있을까 하는 생각.....흥미가 났다...이 여자.......내 시선에 전혀 저항하고 있지 않았다.
어떻게 할까?
오토 승용차는 왼 발을 쓸 일이 없음에도 그녀의 두 다리가 조금씩 벌어지는 것 같기도 했다. 자세히 들으니 내 시선에 조금 흥분이 드는 지 숨소리가 거칠어 지는 것 같기도 했다. 손을 들었다. 그리고 그녀의 다리 위로 가져갔다. 무릎 위 스커트가 내려온 곳.......위에 손이 멈추었다. 그녀의 입술이 떨렸다.
내가 무엇을 하려는 지 생각하고는 흥분한 걸까? 난 사악하게 미소 지으며 손을 수평으로 하고 그녀 쪽으로 다가갔다. 손은 아랫배 위를 지나가는 안전벨트 위에서 멈추었다. 그녀는 이제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떨고 있었다.
그녀의 팬티 속은 분비되는 애액으로 질이 조금씩 젖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사악........손은 안전벨트 위로 내려 앉았다.
“헉...........”
그녀의 얼굴이 운전대 앞으로 나가며 얕은 신음을 토했다. 더불어 긴장한 오른 발이 가속 패달을 밟아버렸다. 차는 요란한 소음을 내며 잠시후 박차듯이 달려나갔다. 선행하는 차가 멀리 있어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음 사고 날만큼 위험했다.
“무..무슨 짓이에요......치..치워요.....”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
“모텔 앞에 서면.......”
내 손은 그녀의 스커트 아래 하복부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물찬 제비가 수면 위를 날아가듯이 움직여 갔다. 자세히 보니 두 다리의 무릎이 자극에 저항이라도 하듯 부대끼며 파랑을 일으키고 있었다. 운전대를 잡은 손이 떨리며 차 운행마저 불안해 지는 듯 했다.
‘이러다 사고 나겠는 걸......’
“위..위험해요....치..치워요........하아.....”
“저기 세워요”
멀리서 보이던 모텔의 간판이 가까이 다가왔다. 그녀는 시내 외곽으로 달려온 듯 지나가는 차도 별로 없었다. 차가 급정거를 하자 그녀는 운전대에 얼굴을 파묻고 숨을 골랐다. 내 손은 치워진 지 오래였다.
거리엔 지나가는 사람도 없었다. 누가 지나가면서 우릴 본다 한 들 상관없었다. 어차피 내일 오후면 사천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을테니까.....
찰칵....
그녀가 고갤 숙인 채로 안전벨트를 풀었다. 나를 향해 고개를 들고 몸을 비틀더니 손을 들어 내 뺨을 후려쳐 왔다. 그녀의 손은 내 뺨에 이르기 전에 잡혔다. 그리고 그녀의 목을 잡아 내 입술로 당겨버렸다.
“흡....흐읍.....”
갑작스러운 키스.....거기다 놀라 입술마저 벌어졌으니 그 사이로 내 혀가 들어간 것은 당연했다. 그녀가 남은 손으로 내 가슴을 쳐 왔다..
툭..툭....
뜻밖에 그 주먹에는 아무런 힘이 없었다. 애인에게 입 맞출 때 애교 부리듯 내 가슴을 두드리던 힘과 차이가 없었다.
“흡...흡......”
내 혀를 피하는 듯 하던 그녀의 혀가 곧 달려 나오며 칭칭 감아왔다. 그리고 내 손이 그녀의 탐스러운 가슴을 거칠게 움켜 쥐어갔다.
“학.....아음.......흡......”
그녀의 머리를 잡고 입술 사이에서 혀를 놀리면서 가슴을 애무하자 흘러 나오는 신음소리.. 뜻하지 않은 장소, 뜻하지 않은 여자를 만나 이루어진 만남 이었다. 입술이 떨어지고 이내 다시 혀가 입술 밖에서 뒤엉키며 서로의 입속을 오가기 시작했다.
얼마나 오랫동안 서로 밀고 당기는 진한 키스를 한 걸까? 그녀의 눈은 몽롱하게 풀어져 버렸다.
“내릴까?......”
“아..않돼요....시..싫어....무서워...”
“그래?.......”
말을 마친 내가 다시 격렬하게 입술을 찾았다. 얼마나 세게 빨아댔는지 그녀의 립스틱 자국이 흔적 없이 사라져 버릴 정도였다.
“하아....흡...아아...흡......”
키스하다가 숨이 차면 입술을 떼고 숨을 들이킨 뒤 다시 진한 입맞춤을 해댔다. 그녀의 젖가슴을 애무하다가 블라우스 단추를 풀었다. 그녀는 얼마나 키스에 열중했던지 단추가 두개 풀어져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듯 했다.
“안 내릴거야?”
“하아...아아.....무...무서워.......”
그녀는 연신 무서워 만을 연발했다. 처음이었나 보다. 남편 말고 이렇게 모텔 앞에서 키스한 것이.... 아마 불륜의 대한 죄책감, 남편이 알면 어쩔까하는 마음이 두려운 것 같았다. 셔츠에서 메모지를 꺼냈다. 그녀의 눈 앞에 들어 보인 뒤 브라의 컵을 젖혀 그 속으로 메모지를 밀어 넣었다.
“흐윽.......이게..무슨........”
그녀가 몸을 움츠리자 목을 당겼다. 손을 잡아 바지 위로 솟아 오른 내 성기를 쥐어주었다. 화들짝 놀라며 손을 떼는 그녀....입술로 귀를 애무하며 속삭였다
“전화해.....잘 생각하고........”
“...........”
“아..전화할려면 30분 있다 해....나......샤워할거니까”
딸깍....그녀의 차에서 몸을 내리고는 그대로 모텔로 들어가 버렸다. 뒤돌아 보지 않았다. 보지 않아도 한 순간에 이루어진 자극, 내 행동에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을게 분명하니까... 조금만 더 그녀를 자극했으면 내릴지도 모를 일,,,,,,,
하지만....내키지 않았다.
그래서 아까 강의 시간에 작성한 메모지를 그녀의 브라 속으로 넣어 준 거었다. 카운터에서 방 키를 받아 7층으로 올라갔다. 모텔치고는 제법 근사했다. 서울이라 역시 뭐가 틀리나 보다...서류가방을 테이블에 올려 놓고 옷을 모두 벗어 옷장에 걸고는 욕실로 들어갔다. 비누거품을 게어 온 몸 가득 묻힌 뒤 깨끗하게 씻어 내렸다. 잠시 후 목욕 가운을 걸치고 나와 머리를 말리고 있었다.
우우웅............
핸드폰을 들자 거기 찍혀 있는 낯선 번호.....그녀 일까? 그녀가 틀림없을 것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