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받쳐주는 용모에 빠까한 새 옷으로 치장해서 그런지 다른 푼들보다 비싼 화대를 받는데도 남자들이 유난히 많이 쏠렸다. 9 시 반 부터 11시 반까지 인혜는 손님을 셋이나 받았다. 초 저녁부터 따지면 네 명 이었다. 더구나 세 번째 손님을 큰 길로 배웅 할 때 술 냄새 푹 푹 풍기는 대학생 같아 보이는 더벅머리 청년이 덜컥 앞을 막아서며 다짜고짜 예약을 해 버렸다.
(요건 긴 밤 짜리네.)
인혜는 쾌재를 불렀다. 금테 안경과 시계를 보니 꽤 비싸 보여서 돈 걱정은 할 필요가 전혀 없을 듯 했다. 인사불성은 아니지만 꽤나 취해 있기 때문에 한 코 대 주고나서 잘 재우면 나와서 짧은 밤 손님을 몇 명 더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비틀거리는 대학생을 부축하여 쪽 방으로 들어가는 인혜의 뒤로 영자와 현순이의 걸한 농이 따라왔다.
"야. 방울이 이 년아! 해두 너무 한다.
난 아직 개시도 못했는데 넌 오늘 벌서 몇 번 째야? 보지 다 헐겠다."
"씨양. 하여간 몸 파는 년두 상판이 받쳐 줘야 돼.
항상 인삼 먹는 년 따로 있구, 무우 먹는 년 따로 있다니까..... 아유 열 받아."
그녀들에게 눈을 한번 시쭉 흘겨주고 인혜는 보란 듯 문을 탕 닫았다. 청년은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침대로 벌렁 자빠지더니 푸파거리며 술 냄새를 온 방 안에 진동 시켰다.
겉 옷을 벗겨 옷걸이에 걸어 주고 인혜는 부드럽게 청년을 안으며 속삭였다.
"자기야......시간도 늦었는데 오늘 자고 갈거지? 내가 끝내주게 해 줄께 자고 가라. 응?"
청년은 원래 자고 갈 생각이었는지 바로 고개를 끄덕 거렸다. 일단 긴밤 손님을 하나 잡았기때문에 인혜는 기분이 좋았다. 우선 확실히 계산을 해야 하므로 청년의 가슴을 어루만지며 인혜는 한껏 부드러운 목소리로 청년의 귀에 숨을 불어 넣었다.
"근데 자기야.......봐서 알겠지만 내가 다른 애들보다 좀 비싸. 내가 여기 간판이거든...........
긴 밤은 좀 부담이 될 지도 모르는데 괜찮겠어?"
손에 닿은 청년의 가슴 팍에서 술에 동한 심장의 고동 소리가 쿵쿵거리며 전해왔다.
청년은 눈을 번쩍 뜨더니 인혜의 얼굴을 찬찬히 한번 보더니 다시 스르르 감았다. 그의 입에서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간판이........ 뭐냐?.......확실히...... 이쁘긴...... 이쁘네.........돈......? 조금 있어........ 내 지갑에서 알아서 꺼내......... 모자라면 시계 가져라......"
술에 취해서 그런가? 상당히 호기를 부리는 청년 이었다. 인혜는 청년의 지갑을 열어 보았다. 십 만원 수표 한 장과 만 원짜리 몇 장이 보였다. 문득 다 가질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러면 술 깨고 나서 청년이 참담해 할 것 같아 간신히 그 생각을 눌렀다.
그리고 이 청년은 단골로 잡아 둘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첨에 인상을 좋게 심어주어야 할 것 같았다. 수표만 꺼낸 뒤 지갑을 다시 옷 주머니에 넣고, 다시 청년을 안아주며 속삭였다.
"사실은 좀 모자라는데......... 진짜루 내가 긴 밤이 이 동네에서 제일 비싸거든.
그치만 오늘 첨이니까 앞으로 내 애인이 된다구 약속하면 오늘은수표만 받고 끝내주게 해 줄께. 알았어?"
알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지 청년은 눈도 안 뜨고 고개를 끄덕였다. 인혜는 갑자기 이 청년이 술에 취한 척 하고 있는게 아닌가 의심이 들었다. 하여튼 계약은 성립 되었다.
"자기야. 잠깐만 기다려.
나 아래 좀 깨끗이 씻고 들어 올께.
그리구 소주 한 잔 할래? 원래 그런 거 없지만 내가 특별히 오늘 한 잔 대접할께."
청년이 손을 휘휘 저었다.
"오우.... 안돼!
지금 목구멍까지...... 술이 찻어........열이 올라서...... 죽겠어. 그냥 빨리 돌아 와."
의심이 적중하는 것 같았다. 술에 쩔은 술 좋아하는 놈이 주는 술을 마다할 리 없었다.
인혜는 오늘 밤은 고생 좀 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술 취한 척 하고 온갖짓을 다하려는 빠꼼이 일 확률이 높은 놈 이었다. 그러나 이미 돈을 받았는데 어찌 할 것인가?
방을 나오자 돈철이 엄마가 기다리는 것이 아니고 의외로 둥기인 종도가 휴지통과 수건을 들고 서 있었다.
"여기 다 준비 해 두었다.
근데 오늘 너 죽이게 이쁘네. 원래 이쁜게 치장까지 하니 완전히 사람 뿅가게 하네.
아침에 일 다 끝나면 니 방으로 갈께."
종도는 왠만큼 생긴 상판이지만 눈꼬리가 치켜 올라가 사악하게 보이는 것이 치명적인 약점이라 꿈인 제비의 길을 포기당하고 588 창녀의 기둥 서방으로 7 년 째의 경력을 가진 고만고만한 주먹 이었다. 그리 나쁜 성격을 가진 것은 아니었고 나름대로 선후배간의 관계를 적당히 유지해서 욕먹고 사는 것은 아닌데 정작 자신이 지배하고 있는 인혜와는 처음부터 악연 이었다.
인혜의 처녀는 588에서 처녀를 접수하는 전설적인 인물인 인표 아저씨가 떼어 갔지만 그 다음 날부터 588에 적응시키기 위해 인혜의 정신이 황폐해져 정상적인 사고를 포기할때까지 계속 겁탈 한 것이 종도였다. 종도는 앞뒤 안가리고 틈만 보이면 도망치는 인혜를 계속 감시하며 그 때마다 잡아서 두들겨 팼고, 결국 인혜가 모든 것을 체념하고 거리의 꽃으로 녹아 들어 간 때에 정식으로 인혜에게 기생하는 기둥 서방이 되었다. 그간 워낙 인혜의 벌이가 쏠쏠한지라 종도도 꽤나 짭짤한 수입을 얻어 왔다. 단지 인혜가 이 곳의 독보적인 간판으로 성장한 2 년 전 부터 함부로 그녀를 때린다거나, 성관계를 요구하지 못하게 되었다. 미워도 정이 든다고 4 년 가까운 세월을 함께 지내다보니 인혜는 가끔 종도가 애타할 때 다리를 벌려 주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종도에 대한 감정은 증오라고 할 수 있었다.
"허튼 소리 하지 마. 나 일 다 끝나면 피곤해. 싸고 싶으면 화장실가서 딸딸이나 쳐."
인혜는 쌀쌀하게 대꾸하며 종도가 내미는 휴지와 수건, 대야를 받았다. 인혜의 독설을 들은 종도는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수표를 건네주자 그것을 받아 든 종도는 티미하게 웃으며 분위기를 전환하려고 하였다.
"완전히 술에 간 놈 갔던데 그냥 다 벗겨 먹지 그랬냐?
시계랑 꽤 좋아 보이던데..........."
"내가 너 같은 하이에난 줄 알아?"
종도의 얼굴 빛이 확 변했다. 금새 벌겋게 상기되더니 주먹을 치켜 들었다.
"이 씨발 년이 좋다 좋다 하니까 머리 끝까지 기어 올라......?
너 한번 죽고 싶어?"
그러나 몇 년 전 이면 인혜는 종도의 폭력에 서글프게 찌그러졌을 테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가뜩이나 큰 눈을 더 크게 부릅뜨며 종도를 빤히 치켜보며 또박또박 한 마디씩 말했다.
"넌 나를 처음 본 날 이미 죽였어. 그래 어디 또 죽여 봐!"
종도는 한동안 얼굴을 붉으락 푸르락하면서 씩씩 거렸으나 어쩔 수 없이 손을 내렸다.
뭐라 말을 하려고 입술을 우물거리는데 방에서 청년의 부정확한 발음의 취한 소리가 들려왔다.
"어이..... 씨이~ 바!!!
돈 받아 가구..... 이거.... 왜.... 안 오는거야? 씨이~바!"
인혜는 급히 방을 향해 종도도 들으라는 듯 아주 부드러운 코맹맹이 소리를 내었다.
"아이~ 자기야.
쫌만 더 기다려. 지금 아래 박박 씻고 있단 말야.
자기 내가 깨끗한게 좋지 않아?"
인혜는 대야를 들고 화장실로 들어 갔다. 멀뚱하게 혼자 남은 종도는 한참 씩씩거리다 벽을 한번 주먹으로 쾅 치고 안 방으로 돼지 엄마와 돈 계산을 하기 위해 들어갔다.
대충 하체를 더운 물로 씻은 뒤 인혜는 대야에 더운 물을 받아 청년이 기다리는 방으로 들어갔다. 잠시 밖의 공기를 맡고 오니 방안의 술 냄새가 더욱 진하게 코 끝에 닿았다.
술에 취한 것인지 부러 취한 척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청년은 더운 듯 옷을 활활 벗어 던지고 런닝과 팬티 차림으로 침대에 큰 대자로 누워 여전히 숨을 푸파거리고 있었다.
"자기야 나 돌아 왔어."
청년이 눈을 실쭉 떳다. 그리고 히쭉 웃고는 다시 눈을 감으며 여전히 거친 숨 소리를 낸다. 수건을 더운 물로 적신 뒤 청년의 다리 사이로 가서 팬티를 벗겨 내렸다. 이미 불룩하게 팬티 위로 뭉침을 보인 물건이 기다렸다는 듯 그 위용을 드러냈다. 한껏 팽창하여 정맥이 툭툭 불거진 그 물건을 보고 인혜는 요 짜식 봐라 하는 생각으로 잔뜩 움켜 쥐었다. 청년이 짧은 신음을 내질렀다.
"자기야 이제 그만 정신 차려라.
똘똘이는 이렇게 곤두 섯는데, 정신이 없으면 길을 어떻게 찾을라구 그래?"
취한 척 하는 것임을 완전히 간파한 인혜는 어쨋건 무안하지 않게 하려고 부드럽게 청년을 달랬다. 못 이기는 체 청년이 눈을 스르르 뜨면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인혜가 빙긋 웃자 청년도 비시시 웃었다.
인혜는 더운 수건으로 청년의 물건을 닦아 주었다. 인혜의 손길이 불뚝 힘차게 솟은 물건의 뿌리에 있는 구슬을 톡톡 건드리자 청년의 몸에 작은 떨림이 언뜻 스쳐갔다.
따뜻한 기운이 기분 좋게 남성을 감싸고 돌자 청년은 비로서 입을 열었다.
"사실은 내 니를 한참이나 보고 있었던 기라. 이 동네에 와 본 적은 몇 번 없지만 항상 니 볼 때 한번 자구 싶었는데, 딴 애들 말 들어보이 워낙 니가 유명한기라 돈이 솔찬히 깨진다 하데?
그래 오늘 무리해서 돈 맹글어 왔는데 좀 쑥스런기라. 급히 쐬주 좀 펏지 않나?"
사투리로 지껄이는데 생각보다 꽤 말을 잘했다. 귀여운 생각이 들어 인혜는 픽 웃었다.
"자기야. 날 그렇게 어렵게 생각할 거 없어. 오늘 좀 애인을 많이 만났지 어제만 해두 거미줄 치고 있었어. 그냥 편한 때에 찾아 와. 짧은 거면 그렇게 많이 받지 않아.
앞으로 나랑 애인 하자구...... 방울이 찾아오면 내가 항상 섭하지 않게 해 줄께."
청년은 인혜가 빤히 얼굴을 쳐다보며 솔직히 말을 하자 쑥스러운 듯 바로 쳐다 보지 못하고 그냥 뒤로 벌렁 누워 버렸다. 인헤는 이 청년이 한동안 자신을 찾아 올 것 임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오늘 특별 서비스를 해 주기로 맘 먹었다.
자랑스러운 새 옷을 조심스럽게 벗어 한 구석에 개켜 놓고 브래지어와 팬티 차림이 된 인혜는 청년의 다리 사이로 고개를 묻었다. 불끈 거리는 남성을 입 안에 가득 물었다.
그 순간 청년이 헉하는 가쁜 숨을 쉬었다. 눈을 뜨고 몸을 일으키며 자신의 물건을 물고 애무해 주는 인혜의 모습을 보려 하였으나 바로 인혜가 손을 뻗어 벽의 스위치를 내려 아쉽게도 방 안은 온통 칠흑같은 어둠으로 덮여 버렸다.
청년의 손 길이 브래지어를 들추고 가슴으로 파고 들었다. 손가락 끝에 걸리는 작은 꼭지를 굴리며 청년은 다른 손으로 인혜의 등을 쓸어 내렸다. 혀로 감싸 안고 인혜는 한껏 뿌리까지 빨아 들여 깊숙이 품어 주기도 하고 입 밖으로 내어 보내 혀 끝으로 간질이기도 하면서 청년의 용솟음치는 젊음을 맘껏 희롱 하였다.
프로인 인혜에 비해 청년은 확실히 어설펐다. 금새라도 불끈거리며 폭발할 듯 청년은 흥분을 주체하기 힘들어했다. 벌떡 몸을 일으키더니 청년은 인혜를 부둥켜 안고 마구 입술을 찾아 부볐다. 한 손은 인혜의 유방을 우악스럽게 움켜쥐고 비틀며 다른 한 손은 팬티 속을 파고 들어왔다. 까실한 체모를 헤집는 청년의 손가락들........
인헤는 청년을 밀어내며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속삭였다.
"자기야. 여기선 뽀뽀는 하면 안 돼!
우리 같은 여자는 뽀뽀를 처녀로 생각하거든.
그리고 아래에 손을 넣어두 안돼. 자긴 그냥 해보는 거지만 난 아프단 말야.
대신 입으로 해 주는 것은 그냥 하게 해 줄께. 원랜 목욕비를 따로 받아야 하지만......."
의외로 청년은 순순히 말을 잘 들었다. 인혜가 브래지어를 풀자 기다렸다는 듯 청년의 입술이 가슴에 와 닿았다. 어디서 주워 들었는지 모를 그런 거친 기교로 어설프게 청년은 인혜의 가슴을 먹었다. 인헤는 손으로 청년을 계속 자극해 주었다. 남자에게 자극을 받을리 없는 철저한 프로인 인혜는 청년의 혀가 젖 꼭지를 간질이며 핥을 때 사실은 무덤덤 했지만 약간의 신음을 내어서 청년의 기분을 맞추어주는 배려를 잊지는 않았다.
허락을 해 주었는데도 청년은 아랫 쪽으로 입을 내려 대지는 않았다. 사실 인혜가 겪은 그 수 많은 남자 중에서 그녀의 다리 사이에 입을 댄 남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이런 곳의 여자의 음부는 더러울 것이라는 선입관이 그네들의 머리에 단단히 박혀 있는 탓 이리라.
인혜는 유방을 깊이 물고 있는 청년의 머리를 감싸 안고 천천히 몸을 돌리며 침대에 등을 뉘였다. 두 다리를 활짝 벌린 뒤 청년의 물건을 이끌어 입구에 잘 맞추어 주었다.
콘돔을 사용하는게 정상이지만 왠지 이 청년은 병 같은 것은 없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전에 그러다가 병에 걸린 적도 있었지만 오늘은 괜히 그냥 하고 싶었다. 청년은 원래부터 그런 것은 별로 개의치 않는 듯 그저 인혜의 손길이 이끄는대로 달려와 힘차게 남성을 인혜의 몸 깊은 곳까지 드리 밀었다.
방의 공기가 한바탕 지나간 폭풍 덕에 한층 더 끓어 올랐다. 격렬한 행동에 비해 청년의 사정은 허무하게 순식간에 끝나 버렸다. 인혜는 아예 처음부터 동요가 없었으므로 잠시 여유를 둔 뒤 깔린 몸을 일으켰다. 수건을 다시 물에 적셨다. 뜨거웠던 물은 미지근하게 바뀌어 있었다. 그 수건으로 청년의 얼굴과 가슴, 등 판에 방울 진 땀을 닦아 주었다.
청년이 인혜를 다시 부둥켜 안으려고 했다. 몸을 빼며 인혜는 불을 켰다. 확 불이 들어오자 청년이 외려 쑥스러운 듯 이불로 자신의 몸을 가렸다. 티브이를 켜 주고 비디오를 틀어 주었다. 서양 여자와 남자가 서로 엉켜서 끙끙거리는 화면이 티브이에 펼쳐지자 청년의 눈길이 그 쪽으로 잠시 쏠렸다. 그 틈에 인혜는 옷을 걸쳐 입었다. 팬티는 그냥 침대 위에 청년의 손길이 닿는 곳에 놓아 두었다.
"자기야 잠깐만 비디오 보구 있어."
청년이 눈에 의혹이 스쳐 지나갔다. 다른 짧은 손님 받으러 간다는 것을 모를정도로 청년이 순둥이 일리는 없었다.
"아이~ 그런 눈으로 보지 마.
저녁부터 나 아무 것도 안 먹었단 말야.
지금 배 고파서 죽겠어. 한 시간만 기다려 줘. 갔다 와서 또 끝내주게 해 줄께."
여전한 의심의 눈초리지만 진짜 빠꼼이들처럼 굳이 막으려고 하진 않았다. 약간 불만의 빛을 보였을 뿐 청년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여 허락해 주었다.
"빨리 돌아 와야 돼."
인혜는 대답 대신 청년의 이미에 뽀뽀를 쪽 해주고 대야를 들고 방을 나왔다. 싸늘한 공기가 얼굴에 확 느껴졌다. 이제 새벽에나 다시 이 방으로 들어 가 한번 더 해 주면 되는것이다. 청년을 대해보니 긴 밤 받고 뿌리 뽑는다고 짧은 밤 뛰는 것에 시비를 걸 타입은 전혀 아닌 것 같았다. 또 비록 한번 했지만 그것이 주변의 다른 여자들에 비해 인상저인 서비스를 해 주었다는 것을 모르지도 않을 것이다. 적어도 청년이 본전 생각으로 아쉬워 하진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들었다.
청년은 그냥 하염없이 인혜를 기다리다 잠 들 것이다. 아니면 방의 이곳 저곳을 뒤지다 선전용으로 적어 놓은 거짓말을 잔뜩 적어 놓은 그녀의 일기장을 발견하고 들쳐 보면서 전문대 다니다 가정 형편으로 중퇴하고 몸을 팔아 집 안을 부양하는 불쌍한 방울이란 창녀의 허상을 진짜로 알고 완전히 속을 지도 모른다.
화장실에 가서 몸 안에 들어 온 청년의 잔재를 깨끗이 씻어 낸 뒤, 인혜는 새 팬티를 꺼내 입었다. 세면대 위의 거울에 비쳐 본 자신의 모습은 실제 20 살의 나이보다 적어도 서너 살은 더 들어 보이는 성숙한 여자의 모습 이었다. 커다란 눈망울이 그래도 아직은 나이를 제대로 나타내며 지금은 아주 오래 되어 닳아버린 흑백사진 같은 아련한 그녀의 기억과 일치하고 있지만 그 외에는 자신이 알지 못하는 낯 선 여자의 모습으로 점점 바뀌어 가고 있었다.
(사실은 이런 여자를 난 몰라..........)
몇 번 마음 속에 뇌까려 본 뒤, 인혜는 바깥 공기가 아까보다 훨씬 추울 것으로 예상 되므로 아예 쉐타를 하나 더 걸쳐 입고 그 위에 코트를 걸친 뒤 밖으로 나갔다. 찬 바람이 짧은 스커트 안으로 사정없이 밀려 들어 와 하체가 설렁했다. 바지를 입을 걸 그랬나 잠깐 후회 되었지만 그냥 황씨 아저씨의 가게 쪽에 모여 있는 사람들을 향해 걸었다.
큰 길 쪽에는 아직도 꽤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고 있었다.
밤이 없는 이 곳은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 위치한 사창가 청량리 588 번지 였다.
너울거리는 붉은 조명발을 받은 여체는 실제보다 훨씬 더 요염스럽다. 밖의 시린 겨울날씨와 전혀 상관 없는 뜨거움이 유리 문 안 쪽에 물결처럼 넘친다. 밝은 색의 엷은 나시티에 짧은 핫 팬츠, 또는 허벅지를 훤하게 드러내며 팬티 끝마저 살짝 내비치는 조그만 천 쪼가리, 초 미니 스커트 차림의 여자들이 비스듬히 벽에 기대고 서 있거나, 긴 의자에 앉아 끊임없이 재잘대다 가끔 보는 이에 대해 서비스라도 하려는 듯 다리를 슬쩍 벌렸다
오무려 은밀한 부위를 찰나에 드러낼 때 동요없이 냉정한 마음으로 그 앞을 지나칠 수 있는 남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큰 길 따라 마주보고 늘어선 20 여채의 이 여자 전시실은 여자에 목적을 두고 있지 않은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람에게도 쏠쏠한 눈 요기감 이었다.
영업용 택시나 일반 승용차도 여기를 지날 땐 속도를 줄이곤 하였다. 봉림 극장을 지나 청량리로 빠지는 큰 교차로에 신호 대기가 있어 차들이 늘어 선다곤 하지만 그건 한 낮의 경우이고 이 깊은 한 밤에 굼벵이처럼 줄줄이 서행하는 차들이 신호 대기 때문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서행하면서, 또는 아예 차를 잠시 멈춘 채 옆 눈길로 여자들의 몸 전체를 슬쩍 훑고 지나가는 시간이 밤에 이 길이 정체 되는 주 원인이었다. 가끔 눈 길을 빨리 제 자리에 원 위치 못 시킨 기사가 있어, 그 와중에도 급한 길을 가고 있는 뒷 차의 경적 소리가 밤 하늘을 시끄럽게 하기도 한다.
대로에는 사람들의 왕래가 끊어지지 않았다. 보통 사람들이 가정으로 돌아가 꿈에 취해있는 한 밤에 어디서 나타나는지 남자들은 혼자, 또는 두 어명이 무리를 지어 꾸준하게 붉은 조명으로 함빡 물든 이 길을 지나갔다. 대부분 술 한잔의 위력으로 비틀거리며 걷는 모양새였고, 바싹 그들의 뒤를 쫓으며 유혹하는 여자들과의 분주한 실갱이를 보노라면 과연 지금이 깊은 밤 2 시인지 의심이 갈 지경이었다.
평소 긴 밤 하나에 짧은 밤 두엇은 무난해 다른 티상들에게 질시의 눈초리를 받는 인혜지만 오늘은 정말 이상할 정도로 손님들이 꼬여 들고 있었다. 가끔씩 대박이 터지는 날이 있는데 오늘이 바로 그 날 인 듯 했다. 긴 밤 청년을 방에 숨겨 놓고, 뿌리 뽑으러 나오자 마자 바로 청량리 시장에서 야채 파는 육씨 아저씨의 터덜 걸음과 정통으로 마주친 것 이었다. 육씨 아저씨야 이미 반 년도 넘게 인혜를 찾아 온 단골 중의 단골 이었다. 마흔도 안된 나이에 주변 머리만 조금 남은 대머리가 우스운 용모이지만 벗겨진 머리만큼 성격이 시원해서 구질구질하게 인혜를 괴롭힌 적이 없었다. 알아서 후하게 꽃 값을 계산하고, 가끔은 팔던 무우나 배추를 선물이라고 주고 가는 유모 감각도 있어 만나면 즐거운 손님 이었다.
거친 청량리 시장판에서 잔뼈를 굵혀 온 인물인지라 30 중반의 나이에 걸 맞는 탄탄한 체구를 가졌고, 스스로의 남성에 대해 엄청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전형적인 호걸 형의 사내가 육씨 였다. 또 한가지 그의 자랑은 군대에서 돌파리 의무병을 협박하여 잔뜩 박아 넣은 귀두의 다마 였다. 그런데 울퉁 불퉁한 괴물 모양의 그의 남성을 접하고 까무러치지않은 여자 없다고 떠벌이며 자랑하지만 실은 그 다마때문에 혐오감을 느끼고 성가시게 한다고 따돌리는 푼도 몇 있었다. 귀두의 다마는 아무래도 여자에겐 상당한 자극을 주는지라 하루에 여러 명 남자를 상대하다 보면 프로일지라도 가끔은 몸이 동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육씨 같은 남자와 접하면 어쨋든 부담이 안 생길 수 없었다.
인혜 역시 상당한 프로이지만 초 저녁부터 벌써 6 번 째 남자를 받게되니 육씨 아저씨에 이르러서는 특유의 다마 박힌 귀두 때문에 약간의 간지럼같은 희열이 하복부에서 스멀거리며 피어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정말 오랜만에 맛 보는 짧은 희열이고 오늘은 기분이 꽤 좋은지라 인혜는 궂이 그 느낌을 억 누르지 않았다.
남자 중에는 여자 다루기에 상당히 능숙한 손님이 있어 인혜도 절정에 오를 때가 가끔있다. 물론 지금에야 한 달에 한 번 정도 아주 드물게 손님과 같이 홍콩 여행을 하지만 어리숙했던 초기에는 하루에 대 여섯 손님이 들면, 마지막 손님이 들게 되면 인혜 자신이 먼저 진 빠져 축축 늘어졌던 부끄러웠던 기억이 꽤 많이 쌓여있다. 손님에게 일일이 쾌감을 느끼면 몸이 견딜 수 없다는 것을 일년 반 동안 몸으로 배우고 나서야 비로서 인혜는 몸의 반응을 자유자재로 조절 할 수 있게 되었다. 겉으로는 교성을 지르고 몸을 뒤튼다 하여도 속은 항상 유리처럼 냉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많은 경험을 쌓다보니 자신의 성감대를 정확히 파악하게 되었으므로 짜릿한 쾌감을 받고 싶으면 직접 자위를 하여 그 희열을 느낄 수 있으므로 굳이 처음 만나는 남자에게 그런 쾌감을 구걸 할 필요가 없었다. 즉 그녀의 몸에 분포된 성감대는 꼭꼭 숨게 되어 버렸다. 그것은 단골 중에서도 정말 좋은 사람과 긴 밤을 맘 놓고 편안히 보낼 때, 혹은 그녀 자신이 쾌감에 쩔어 보고 싶을 때나 개방 되는 그런 성감대였다.
잠깐이지만 나른한 짧은 쾌감이 인혜의 몸을 훑고 지나간 것을 육씨 아저씨도 눈치 챈 듯, 우쭐해져서 더욱 굳센 힘으로 인혜의 깊은 곳까지 파고 들었다. 프로인 인혜를 절정으로 끌어 올린 것이 사내로서 자신의 능력에 자부심을 갖는 것으로 생각한 듯 그는 가뜩이나 더운 방의 공기를 펄펄 끓어 올리며 땀투성이가 되도록 분투했다.
잠시 짜릿한 쾌감에 몸을 맏겼지만 곧 평정을 회복한 인혜는 육씨 아저씨의 자랑스럽게 달아오른 오만을 식혀 줄 이유는 없으므로 드물게 젖어 버린 자신의 하체를 마주 흔들고 코맹맹이의 요란한 신음 소리로 그의 즐거움에 보조를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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