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살...
정상적인 직장을 다니는 친구들과 결혼을 앞둔 친구들을 만나며 아직도 제자리를 걷고 있는 나는 서른으로 넘어가는 성장통을 유독 심하게 앓았습니다.
하루하루 무료하게 회실에서 잡다한 그림이나 그리고 오후엔 학생들을 가르치면 무료한 일상을 보내며 늘 고민에 빠져 있었습니다.
여름이 막 시작된 6월...포항의 모학교에 미술선생으로 근무하던 친구의 소개로 저의 화실에
한 여고생과 그학생의 어머니가 찾아왔습니다.
친구는 그 여학생을 소개하기를 미술에서도 제가 전공한 분야에 뛰어난 재능은 있는데, 워낙 농땡이 기질이 심하긴 한데 학교에서 자신이 따로 가르칠 수 없어서 부탁하는 거라며, 부모님의 뒷받침도 있고하니 6개월 바짝하면 대학은 갈 수 있지 않겠냐고 소개를 했습니다.
저의 돈벌이가 시원찮을때라 싫다고 말할 처지도 아니라 그야말로 속성 과외를 시작했습니다.
이름은 김윤희...고3...척 봐도 끼가 있어 보이는게 성실한 여학생의 모습은 아닌데다 몸에 쫙 달라붙는 교복에 치마단도 줄여 입은 깻잎머리...밉게 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고교시절이 여자의일생 중에 가장 안 예쁜 시기인지라 젖살이 통통하게 오른 여드름 소녀였습니다.
어머니 앞이라 미술은 재능보다 노력이라며 미리 엄포를 놓았고 아무리 특화로 대학을 가는 시대지만 기본이 중요하다며 이왕할거라면 각오를 단단히해야 된다는 약속을 받았습니다.
한눈에 봐도 사치스럽고 고급스러운 악세사리를한 모습이 인상적인 어머니는 내가 맘에 드는지 6개월치 수강료를 한꺼번에 주며 대학만 보내주면 사례비를 톡톡히 주겠다며 나의 자존심을 긁고는 떠났습니다.
윤희와의 미술공부는 곧바로 시작되어 더운 여름날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다소 반항적인 아이인데 유독 내말은 잘들었고나름 열심히 하였습니다.
내가 가르쳐 본 아이들중에 재능이 가장 뛰어난정말이지 가르치면 가르치는 대로 흡수하는 스펀지같은 아이였는데 나는 그럴 수록 더 심하게 꾸중하고 다그쳤습니다.
늦여름 학생들의 성화로 우리는 칠포 해수욕장으로 소풍을 가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오랜만의 해방감에 들떠 신나했었고 나도 여름바다의 풍경이 싫지 않았습니다.
바닷가에서 우리아이들이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수영복을 입은 아이들은 여름에 햇볕을 보지못하고 화실에만 쳐박혀 있었던 탓에 유독 속살이 하얗게 보였습니다.
저는 선글라스를 끼고 지나가는 여자들의 몸매를 감상하는데 윤희가 음료수를 들고 다가왔습니다.
아마도 윤희를 관심있게 본 게 그때가 처음인가 싶은데...하얀속살에 깨끗한 피부... 목바로 아래 가슴이 보일만큼 큰 가슴...귀여운 미소까지...상큼해 보였습니다.
우리는 신나게 놀고 밤에는 술까지 한잔했는데 윤희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찾다보니 그곳에서 만난 자신의 친구들과 어울리고 있었습니다.
소풍을 마친 월요일...윤희가 처음으로 화실을 빠졌습니다.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까지 집으로 전화를 하니 화실로 갔다고 하며 소풍이후엔 거의 밤새듯 과제를 준다며 늦게 온다고...
나는 문제다 싶어 윤희 친구들을 수소문해 윤희를 찾으러 갔는데 그곳은 보스라는 어린애들이 노는 나이트였습니다.
그곳에서 본 윤희는 가관이었습니다.
짙은 화장을 한채 담배를 꼬나물고 남자친구들과 섞여 술마시고 춤추고...한참을 지켜보는데 한 남자녀석이 유독 윤희에게 집적거리는 것 같아 윤희에게로 다가가
'야! 김윤희!!! 너 뭐하는 거야!!!'
'어! 선생님...여긴 어떻게...'
윤희옆에 있던 남자녀석이 '형씨는 뭔데'라며 시비를 걸기에 좀만하고 같잖아서 따귀 몇방 날리고는 다들에게 윤희한테 얀락하면 죽는다고 엄포를 놓고 윤희를 데리고 나왔습니다.
'윤희야...너 잘하다가 왜 이래?'
'저번에 갔던 칠포에서 친구들을 만났는데, 나만 의리없게 공부한다며...그래서...제겐 친구가
소중하거든요...'
그날 소주한잔하며 이런저런 윤희의 가정사도 듣고 충고도 해주고, 겁도주고 대학가서 신나게 노는 것도, 친구관계도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선생님...저 다시 열심히 하께요...전 선생님이 좋아요...'
나는 그저 선생님으로 좋아한다는 말로 이해하고 아무 생각 없이 가르쳤습니다.
겨울이 되고...
수능도 잘 나왔고, 윤희가 목표로 하는 대학이 다행히 내가 졸업한 대구의 Y대학이라 그곳에
근무하던 친구를 통해 입시경향도 파악하여 기대이상의 성적으로 합격하였습니다.
윤희와 어머니는 나의 화실로 찾아와 정말 고맙다며 생각보다 훨씬 거금을 사례비로 주길래
한사코 사양했지만 윤희까지 거들어 받았습니다.
그날 저녁...
윤희가 전화가 왔습니다.
'선생님 오늘 한턱 쏘세요...합격도 했고, 선생님 돈도 벌었고...킥킥...'
'그래 한턱내마...어디서 만날까?'
한껏 멋을 부리고 나온 윤희와 저녁을 먹고 내가 어디가고 싶냐고 묻자 당돌하게 어른들 가는
나이트에 가고 싶다고 하기에 기분이다 싶어 룸을 잡아 근사하게 양주 한잔을 했습니다.
부루스타임이 되자 윤희는 나에게 한번 추자며 부추겨 어쩔 수 없이 응했습니다.
부르스를 추는 동안 엉거주춤하게 떨어져 있는 나에게 윤희가 자꾸만 바짝 밀착해 왔습니다.
음악이 끝나갈 무렵 순간적으로 나의 입술에 뽀뽀를 하는 윤희...다시 룸으로 들어와 이걸 뭐라해야 되나 아니면 웃고 넘어가야하나 어색하게 있는데 윤희가
'선생님. 제가 좋아하는거 알죠?'
'쓸데없는 소리말고 나가자...'
'알아요...선생님 마음...그냥...키스 한번 해요'
'안돼...장난치지마...'
'그냥 키스만요...선생님 이제 못볼텐데...'
'나는 그래 키스만이다'
하며 룸안에서 윤희에게 잊지 못할 키스를 해주었습니다.
윤희의 루즈를 다 먹을 만큼 깊게...서로의 혀를 주고 받으며...다시 부루스타임으로 음악이 바뀔때까지... 나의 남자가 커짐을 느끼며 나는 깊은키스를 멈추었습니다.
그리고는 밀려오는 후회....그렇게 윤희를 잊은 줄만 알았습니다.
해가 바뀌어 서른이 되면서 자기 아버지 포항서 큰 건설회사를 하는 잘나가는 친구덕에 나는 화실을 접고 그 친구와 모델하우스 인테리어와 디스플레이 일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만들어 수입도 좋아졌고, 바쁘게 일하는 갖춘 서른살이 되어가고 있었고, 모델하우스 공사나 다른 인테리어 일이 끝나면 저녁마다 룸싸롱을 드나들며 즐기며 살았습니다.
친구와 나는 이제 룸은 지겹다며 어린 여자들이 오는 나이트에 가서 자연산으로 꼬셔보자며 유흥모드를 바꾸었습니다.
방학시즌이 되어 외지에 나가있던 애들과 포항 바닷가로 놀러온 외지사람까지 여름엔 한마디로 물이 좋았습니다.
우리를 맡은 전속 웨이터는 우리가 뜨면 완전히 엎어질 정도로 친절했습니다.
'형님들...오늘 진짜 사이즈 나오는 영계들 부킹 하겠습니다. 진짜 끝내 줍니다.'
'넌 만날 말로만...자식이...술이나 넣고 진짜 괜찮으면 쏜다..'하며
친구는 10만원짜리 수표의 반을 찢어 반은 주고 반은 잔아래 깔고 열심히 하라는 암시를 주었습니다.
그날 윤희를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모른채...술을 마시며 시간을 죽이고 있는데...드디어 노크소리가 들렸습니다.
'똑똑...킹카 형님들...제가 오늘 우리 나이트 오픈이후로 최고의 퀸카들을 모시고 왔습니다.'
세련된 옷차림...고급스러운 스타일에 한명은 날씬하고 키큰 스타일...한명은 짧은 컷트 머리에 통통하고 귀여운 청순글래머...딱 우리 취향에 맞는 여자들과 부킹이 되었습니다.
자리에 앉는 여자들...내옆에 앉은 여자가
'안녕하세요...선생님' 이라고 하는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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