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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26일 금요일

망각의사슬-20부

" 위험합니다... 지금 환자의 몸상태로는 환자도 위험합니다.... 환자분을 설득 하십시요... "
" 어떻게 안될까요.. 환자가 막무가내 입니다... "
" 그러시다가.. 돌이킬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릅니다... "
" ....... "
의사의 말에 상훈이 고개를 떨구었다. 미영은 상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났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 압니다... 환자분께선 지금의 상태에서.. 어쩌면 아이가 유일한 희망이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
" ....... "
" 그러나... 이대로는 환자분의 상태를 장담할수가 없읍니다... 다른건 제쳐 두고라도 사고로 인한 환자의 몸상태가 너무 안좋습니다... "
" 하지만 환자가 간절히 원하고 있읍니다.... "
" 보호자분.... "
" 선생님의 고충은 알고 있읍니다... 하지만 저도 어쩔수가 없읍니다... 도와 주십시요.. 선생님.... 환자가 너무나도 간절히 원하고 있읍니다.... "
" ........ "
" 선생님.. 환자는 자신이 다시는 아이를 가지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읍니다... "
" 그건 환자분께서 잘못 생각하고 계신겁니다.. 아주 불가능한건 아닙니다... "
" 그렇다고.. 확신할수도 없는것 아닙니까... "
" ....... "
" 선생님... 환자에겐 지금 뱃속의 아이만이 삶을 이어갈 유일한 끈입니다... "
" ....... "
" 도와주십시요... 선생님..... "
" 알겠읍니다.. 하지만 추후 환자에게 벌어질 어떤 상황에서도 모든 책임은 두분의 몫입니다.. 아시겠읍니까.... "
" 예.. 선생님..... "
" 저도 최선을 다하겠읍니다.... 하지만 환자나 보호자분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 "
" 네.. 명심하겠읍니다.... "


" ....... "
상훈이 병실에 들어서자 미영이 고개를 돌리며 상훈을 외면했다.
상훈은 계속해서 아이를 지우자고 미영을 설득했지만 미영에겐 그럴 마음이 조금도 없었다. 어떻게 자신과 상훈의 사랑에 결실인 아이를 지우라고 하는지 미영은 이해할수도 없었고 그런 상훈이 야속하기만 했다.

" 미영아.... "
" ...... "
상훈이 침대옆 의자에 앉으며 미영을 불렀지만 미영은 고개를 돌린체 상훈의 부름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 미영아.... 날좀.. 봐... "
" ...... "
" 할말이 있어.. 미영아.... "
상훈이 재차 미영을 부르자 미영이 고개를 돌리며 상훈을 바라보며 상훈이 또다시 무언가를 이야기 하려는지 안다는듯 입을 열었다.
" 상훈씨.. 난.... "
" 미영아... 내말부터 들어.... "
" ....... "
" 그래.. 우리 아기 낳자... "
" 상훈씨..... "
" 그러나.. 이거 하나만 약속해줘.... "
" 네..... "
" 만약.. 만약... 미영이가 아이를 낳다가 잘못된다면.. 나 역시 바로 미영이를 쫓아 갈꺼야... 그러니까... 미영이는 마음 독하게 먹어야돼.. 알았지.... "
" 상훈씨...... 잘될거예요... 걱정 말아요..... 나.. 마음 독하게 먹을께요.. 상훈씨... 사랑해요.... "
미영은 뜻밖에도 상훈이 출산에 동의를 하자 울먹이는 목소리로 상훈에게 말을 건내며 상훈을 끌어 안았다.

" 상훈씨.. 나 꼭 상훈씨.. 닮은 아들 낳을꺼예요.. 꼭.... "
" 아니야.. 미영이 닮은 딸을 가지고 싶어.. 난..... "
" 상훈씨....... "
" 그래서... 난 양쪽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들을 모시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 내 부탁 들어줄꺼지..... "
" 그래요... 상훈씨... 우리 그렇게 행복하게 살아요.... "
상훈의 말에 가슴이 벅차옴을 느끼며 미영이 상훈을 더욱 세차게 끌어 안았다. 그리고 미영은 마음속으로 간절히 기도했다.

[ 하나님... 이제 더 이상 제다리를 가져가신 하나님을 미워하지 않을께요... 그러니 제 아이를 제발 지켜주세요.. 하나님...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그 은혜 평생 잊지 않고 살겠어요.. 하나님.. 부디 저와 상훈씨를 지켜주세요.. 하나님...... ]

미영은 두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삼키며 그렇게 하늘에 빌고 빌었다. 부디 자신의 아이만은 지켜달라고 말이다.

그런 미영의 간절한 기도를 들은것일까.. 구름 사이로 묻혀있던 햇살이 얼굴을 내밀며 부등켜 안은체 눈물을 머금고 있는 병실안의 두사람을 따뜻하게 비춰주고 있었다. 그러나 그건 어쩌면 두사람의 사랑을 감싸안기보단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고귀한 어머니의 모성애에 대한 하늘의 감동에 빛인지도 몰랐다.


" 여기 자주 오시나보죠... 분위기가 좋은데요... "
희진이 레스토랑 안을 훑어보며 진석에게 말을 건냈다.
" 아닙니다.. 전에.. 거래처분 모시고 와본적이 있어서.... "
" 그러셨군요... 이곳 인테리어가 참 깔끔하고 차분하네요... "
직업 탓이였을까... 실내 인테리어 디자이너였던 희진이 하얀색의 벽과 월넷 칼라 톤의 가구로 인테리어의 포인트를 잡은 실내를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 희진씨는.. 자기 직업에 자부심이 많으신가 보네요.. 이런데까지 오셔서... "
" 후후.. 죄송해요... 하지만.. 요즘처럼 전문적인 지식으로 승부하는 세상에서 보여지는 모든게 공부가 되니까요.... "
" 네.... "
" 진석씨는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 없으세요.... "
" 글쎄요.. 솔직히 자부심보단 가끔 회의감이 들기는 하죠... "
" 그래요.. 보기와는 좀 다르시네요... 일에 대해 욕심이 많으신것 같은데... "
" 그렇담.. 잘못 보신겁니다... 전 그저 평범한 직장인일 뿐입니다... "
" 그래요.. 좀 실망인데요.... 요즘같이 프로 의식이 요구되는 시대에.. "
" 프로요... 전 그런거 모릅니다... 그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뿐입니다.. "
" 후후... 프로보다 한수위시라 이거내요... "
" 무슨.... "
" 그렇지 않나요.. 프로란 원래 자신의 가치와 자질을 존중하는 상황에서만 최대의 실력을 발휘하자나요... 그런데 진석씨는 그런것 없이도 최대의 실력을 발휘할수 있다는 것처럼 들리네요... "
" 전.. 그저 최선을 다한다고만 말씀 드렸는데요... 최대라는 말씀은 안드렸는데... "
" 후후.. 그랬나요.... "
" 네.... "
진석의 말에 희진이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 진석씨.... "
" 네.... "
" 제가 그렇게 마음에 안드세요.... "
" ...... "
" 그거 아세요.. 진석씨 말을 할때도 저와 눈을 잘 마주치지 않는다는거... 그건 그만큼 제가 마음에 안드신다는 간접적인 표현 아니신가요... "
" 제가 그랬나요..... "
" 그거보세요.... 그랬다는것 조차 모르신다는건.... 그만큼 관심이 없다는것 아닌가요.. "
" 제가 또 실례를 했군요... "
" 솔직히 자존심 상하네요... 진석씨 마음에 누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진석씨 눈길한번 받지 못할만큼 매력이 없다는게.... "
" 그런거 아닙니다........ "
" 후후.. 또 당황하시네요..... "
그렇게 희진의 날카로운 말이 계속될쯤 주문을 했던 식사가 도착하자 희진이 다시 한번 진석을 향해 미소를 지어보인뒤 잠시 두 사람의 대화를 멈췄다.


" 이집 분위기 만큼 요리맛도.. 좋네요... "
" 네.. 가끔 오는집이지만 맛이 괜찮죠... "
식사를 마친뒤 나온 커피를 마시던 진석이 희진의 말에 동의하듯 말을 건냈다.
" 참.. 이번 주말에 뭐하세요.... "
" 아직 특별한.. 계획은.... "
" 그래요.. 그럼 저랑 어디좀 가실래요.... "
" 어딜..... "
" 두달에 한번씩.. 친구들 모임이 있거든요... 그런데 짝없이 거길가면 찬밥 신세거든요.. 어떠세요... 괜찮으시면 같이 가실래요.. "
" 친구들 모임에 어떻게.. 제가.... "
" 부담 갖지 마시고.. 같이 가세요.... "
" 부담되는데요.... "
희진의 말에 진석이 난처하다는 표정으로 말을 건냈다.
" 후후... 진석씨... 그러면 제가 억지로 모시고 가는걸로하죠.. 그럼 됐나요.... "
" 시간이 되면 한번 생각해 보겠읍니다.... "
" 여전히... 벽을 쌓고 계시네요... 좋아요.. 어차피 제가 먼저 부탁한거니까.. 제가 자존심 버리고 매달리죠... 같이 가주세요.. 됐나요.... "
" ....... "
" 제가 금요일에 다시 전화 드릴테니.... 그때까지 생각해보세요.. 그때 갈건지 아닌지 말씀해주세요.... "
" 알겠읍니다.... "
희진의 지속적인 부탁에 진석이 더 이상 거부하지 못한체 고개를 끄덕이며 마지못해 응낙하는 시늉을 했다.
" 후후... 그럼 긍정적인 대답..... 기대해볼께요... "
" ........ "
" 일어나죠... 제가 이차살께요.... "
희진이 진석의 대답을 하기도전 자리에서 일어나며 걸음을 옮기자 진석이 그뒤를 말없이 따라 일어섰다.


" 철..컥.... "
진석은 현관문을 조심스레 닫으며 어쩌면 잠들었을 수진이 깰까봐 조심스레 안으로 들어섰다. 희진과의 이차 술자리에서 이야기가 길어지는 바람에 한시가 넘어서야 집으로 돌아올수 있었기 때문이다.
" 잘한다....... "
" ....... "
갑작스런 말과 동시에 거실불이 밝혀지자 진석이 놀란 표정으로 거실 스윗치 옆에 서있는 수진을 바라보았다.
" 아직 안잤어....... "
" 꼭... 바람피고 들어온 남편마냥.. 살금 살금 모하는거냐.... "
" 난... 너 자는줄 알았어... "
" 잘려다가.. 잠이 안와서 일어나있었어... "
" 그랬냐.... "
진석이 수진의 말에 뒷머리를 어루만지며 거실로 들어섰다.

" 그 아가씨.. 만나고 온거야... "
" 으..응.... "
" 맘에는 드나보지.... "
" 그런거 아냐.... 지난번에.... "
" 됐네.. 이 사람아... 변명은... 그냥 맘에 들면 든다고 하면 되는거지... "
" 아니라니까... 그런거 아니라는데 왜 그래...... "
" 알았다니까.. 왜 정색을 하고 그래... "
" 내가 언제 정색을 했다고.. 그래... "
" 어머.. 왜 소리는 지르고 그래.... "
수진의 말에 진석이 언성을 높이자 수진 또한 목소리를 높이며 진석에게 말을 건냈다.
" 왜 자꾸 사람 이상하게 만들어... 그런거 아니라니까... "
" 아니면 그만이지.. 왜 소리는 질러.... "
" 네가 소리 지르게 만들자나... "
" 너 이상하다... 내가 뭐랬다고... "
" 왜 자꾸.. 아니라는데.. 그 여자랑 엮는거야.... "
" 야... 그건 그냥 농담으로 하는 소리였잖아... "
" 농담이라도.. 아니라는데.. 자꾸 네가 그랬잖아... "
" 너 웃긴다... 너 진짜 그 여자 맘에 드는거 아냐... "
" 야... 한 수진..... "
" 그러니까.. 그런거 아냐... 내가 네 와이프라도 되니.. 왜 그렇게 나한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데... "
" 너 말다했어.... 이게 정말... "
수진의 말에 진석이 화가난듯 주먹을 쥐며 손을 올렸다.
" 어머.. 너 지금 나 때리겠다는거야... 그래 때려봐... 어서... "
진석의 행동에 수진이 화가난듯 진석을 향해 한쪽 얼굴을 들이밀며 다가섰다.
" 너.. 겨우 이정도였니... 여자나 때릴려고 하는 그런 우스운 남자였어... "
" 뭐야.... "
" 박 진석 착각하지마... 내가 너랑 하룻밤 섹스를 즐겼다고... 내가 너를 남자라고 생각하는줄 알어.... 웃기지마... "
" 철... 썩.....!! "
그렇게 수진이 악을쓰며 진석에게 대드는 순간 수진의 뺨에서 파열음이 들리며 수진의 얼굴이 한쪽으로 빠르게 돌아갔다.
" ....... "
" 너..... "
자신의 행동에 자신도 놀란듯 진석이 커다란 눈으로 수진을 바라보자 수진이 얼굴을 서서히 돌리며 진석을 노려보며 나즈막하게 신음을 토해냈다.
" 수진아.... "
" 후후.. 박 진석... 너도 결국은 다른 남자랑 똑 같구나... "
" 수진아.. 그게 아니다... "
진석이 자신의 얼굴을 감싸쥔 한쪽팔을 잡으며 수진의 이름을 불렀다.
" 놔.. 이거... 너 정말 실망했어... 넌 다른줄 알았어... "
" 수진아.... "
" 역시 남자들은 다 속물이야... 뭐든지 힘으로 해결하려는.... "
" 그게아냐.. 수진아... 네가 말이 심했잖아... "
" 네 몸에 손대지마... "
수진이 다시 손을 뻗어 자신의 팔을 잡는 진석의 손을 뿌리치며 몸을 돌려 방으로 향했다.
" 수진아..... "
" 콰..당...~~!! "
그런 수진을 잡으려고 진석이 수진을 따라갔지만 수진이 방문을 거세게 닫으며 방으로 들어가자 진석은 수진의 방문 앞에서 수진을 불렀다.
" 수진아.. 문 좀 열어봐... 내가 잘못했어.. 수진아.... "
" 쾅... 쾅... !! "
" 수진아.. 문좀 열어봐.... "
진석이 방문을 두드리며 수진을 불렀지만 수진이 아무런 반응이 없자 문앞에서 잠시 멍하니 서있던 진석이 발걸음을 옮겨 자신의 방으로 들어섰다.

" ....... "
수진은 방문에 기대어 한손으로 뺨을 어루만지며 진석이 더 이상 문을 두드리지 않고 자기 방으로 돌아고 있음을 느끼자 방문에 등을 기댄체 그대로 주저 앉았다.
" 흐흑... 미안해.. 진석아.... "
수진도 알고 있었다. 비록 홧김에 한말이였지만 하룻밤 섹스를 즐겼다는 자신의 말에 진석이 분노하며 자신의 뺨을 때렸다는걸... 하지만 수진은 시간이 지나면서 진석에게 기대려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며 두려웠었다. 더우기 진석이 선을 보았던 여자와 만나면서 늦게까지 들어오지 않자 수진은 알수없는 질투심에 휩싸여 진석이 들어올때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고 수진은 그런 자신의 행동을 나무라며 진석을 향해 뻗어가고 있는 마음을 추스리려 했지만 그럴수록 진석의 마음은 더욱 커져만 갔고 결국은 수진으로썬 진석에게 하지 말아야할 말들을 오늘의 다툼에서 내뱉고 만것이다.

" 나 어떡하니.. 진석아.. 나 너한테 이런 마음 가지면 안되는데... 점점 네 옆에 있고 싶어.... 진석아...... 흐흑.. "
그랬다. 수진은 태우에게서 받은 상처를 진석으로 인해 치유하고 있었다. 비록 길지않은 시간이였지만 진석과 한집에서 머물며 수진은 진석을 향해 커져가고 있는 자신의 마음을 주체할수 없었다. 자신은 이미 다른 남자와의 결혼해 실패한 여자였다. 그런 자신이 진석을 향해 품고있는 마음이 얼마나 이기적인 마음인지 알고있는 수진으로썬 모든 상황이 너무 괴롭고 고통스러웠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마음을 오늘 진석앞에 간접적으로 들어내고 만것이다.
결과는 너무나 뜻빡의 상황으로 돌아가고 있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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