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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24일 수요일

연수원간 아내 ..1


연수원 주위 잔디 밭에는 아침부터 가족단위의 나들이 객들로 분비고 있었다. 그들 중에는 연수생의 가족들도 있었고, 이곳의 경치가 좋다는 소문을 듣고 나들이 나온 사람들도 있었다.

창문 너머로 그 모습을 바라 보고 있는 현숙은 집에 두고 온 아이들과 남편 생각으로 가슴 한구석이 아파왔다.

오늘은 연수원에 들어온 이후로 첫번째 맞는 휴일이었다.
별다른 일과가 정해지지 않은 탓에 많은 연수생들이 가족들과 야유회를 즐기거나 혹은 근처에 놀러 나가고 텅 빈 방에는 그녀 혼자만이 남아 있었다.

그녀는 밀려오는 쓸쓸함과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을 털 쳐 버리기 위해 이곳에 들어 올 때 입은 후로 한번도 입지 못했던 옷을 꺼내 입었다.

다른 연수생들도 오늘만은 연수기간동안 입고 있던 체육복 스타일의 유니폼을 다 벗어 버리고 들어 올 때 입고 왔던 옷으로 다 갈아 입고 나간 뒤였다.

모두다 지겹도록 입고 있던 유니폼을 벗어 버리고 자유스러운 마음을 가지기 위한 생각이었을 것이다.
복도를 지나 근처를 배회하던 그녀는 막 꽃봉오리를 터트리는 진달래와 개나리를 보며 산책을 하고 있었다.
 
어느덧 그녀는 연수원 옆 콘도 근처까지 왔다.
이곳은 처음이었다. 연수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을 위한 숙소라는 말은 들어 보았었다.

아주 아름답다는 느낌이 드는 건물이었다. 근처 잔디에 앉아 한참 동안을 주위를 둘러 보던 그녀는 화장실 생각이 났다.

아침에 갈증으로 너무 많은 물을 마신 탓이었을까 방을 나서기 전에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다시 소변이 마려운 탓이었다.

연수원까지 달려 가기에는 너무 급했다. 그녀는 할 수 없이 콘도를 향해 걸어 갔다.
주위를 몇 번 둘러 보고는 한쪽 구석에 있는 화장실 안내 표시를 보고는 그곳으로 황급이 달려 들어갔다.

조금 전부터 잔디밭에 앉아 있는 그녀를 바라 보고 있던 사내는 그녀가 콘도 안으로 들어 오는 것을 보고는 재빨리 밑으로 내려 왔다.

그리고는 그녀가 화장실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는 재빨리 화장실 근처에 몸을 숨기고는 그녀가 용변을 보기를 기다렸다.

그는 그녀가 처음 연수원에 들어 올 때부터 줄곧 그녀를 관찰하고 있었다.
유부녀라고 하기에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날씬한 몸매와 약간은 볼록한 입술을 한 그녀는 처음 보는 순간 그를 흥분 시킬 정도로 육감적이었다.

강사들 사이에서도 몇 번인가 그녀가 대화의 주제가 되고 했다.
다들 유부녀라고 하기에는 믿기 어렵다는 투였다. 게 중에는 농담으로

“저런 여자 하고 사는 남자는 얼마나 행복할까….”

하며 부러움을 표시하는 강사들도 있었다.
강사들 사이에서 그녀는 최고의 관심사였다. 하지만 아직 어느 누구도 그녀를 건드린 사람은 없었다.

다들 한번쯤은 갖고 싶어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런 욕정을 표현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사내는 달랐다.

그 동안 기회만 노리고 있었다.
숨어서 안을 살피고 있는데 팬티를 끌어 올리며 세면대를 향하는 현숙의 모습이 보였다.

지금 콘도 안에는 그 이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연수 기간 중에는 외부의 손님을 받지 않았으며 오늘은 휴일이라 다른 강사들은 집으로 혹은 애인을 만나러 다들 나갔고 관리 사원들도 모두 자리를 비운 상태였기 때문이다.

손을 씻기 위해 엉덩이를 뒤로 빼고 고개를 숙이는 순간 탄력 있는 그녀의 엉덩이 선이 노출되었다.
그는 천천히 다가갔다. 그녀는 손을 씻는 것에 열중한 나머지 앞의 거울에 비친 그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
 
찬찬히 사내의 시선이 그녀의 뒷모습을 위에서 아래로 흩어 내려 왔다.
긴 어깨까지 느려진 긴 생머리, 잘록한 허리를 지나 풍만하고 탄력 있어 보이는 엉덩이, 그리고 그 계곡사이 굴곡은 그의 심장을 뜨겁게 만들었다.
 
그의 심장 박동이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침이 꼴깍 하고 넘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평소에 위생 관념이 강한 그녀는 용변을 본 후 오랫동안 씻는 버릇이 있었다.

“앗…”

그녀는 깜짝 놀라 고개를 쳐들려고 했다. 그러나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누군가 그녀의 머리를 세게 누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만히 있는 게 좋아! 아니면 죽을 수도 있어!”

굵직한 사내의 목소리가 등뒤에서 들려 왔다. 그녀는 두 손으로 세면대를 집고 더 이상 고개가 숙여지는 것을 버티고 있었다.

“누… 누구죠…”

사내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리고는 그녀의 뒤에서 얇은 스커트 위를 손바닥이 덮어 왔다.
 
“아… 안돼요… 어서 놔줘요 소리칠 거예요…”
 
“소리! 질러 보시지 그래 하지만 너를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어!!”

단호한 목소리였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투였다. 그녀는 이곳에 들어올 때 아무도 보지를 못했다.
카운터에 있어야 할 직원은 보이지 않고 불이 꺼진 상태였다. 모두들 밖으로 나간 모양이었다.

그래서 쉽게 이곳에 들어 올 수 있었는데… 사실 연수생은 콘도에 들어 올 수 없게 되어 있었다.
부정을 막기 위한 조치인 듯 했다.

두려움이 온몸을 휘감으며 그녀의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있었다. 이제부터 하려는 것을 그녀는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었다.
사내의 손이 자신의 허리를 지나 엉덩이를 향해 움직이며 그녀를 자극하기 시작하자 그녀는 직감이 맞았다는 생각과 함께 어떻게 해서든지 지금 이 상황을 벗어 나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제…발 전 유부녀에요 놔주세요…”
 
“유녀라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어! 그러니까 더 쉽지 않을까?”

사내의 손이 이제는 엉덩이를 더듬어 갔다. 그리고는 그 사이 갈라진 곳에 손가락으로 살짝 자극을 가해 왔다.

“헉!”

그녀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깜짝 놀랐다. 사내의 손이 좀더 자극적인 곳을 만지는 순간이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고 뒤 돌아 볼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뒤에 서 있는 사내가 두려웠다. 마치 고개를 돌리기라도 하면 자신을 죽일 것 같은 두려움으로 떨고 있었다.

이제 등뒤에 사내는 그녀의 양 허리에 손을 얹고는 자신의 하복부를 그녀의 엉덩이에 가깝게 밀착 시켰다.
그리고 잠시 후 허리를 부드럽게 양 손바닥으로 덮으면서 서서히 손을 넓게 벌리면서 아래로 천천히 이동했다…

마치 그녀의 모든 것을 가져 가겠다는 무언의 경고처럼 천천히…
그녀는 점점 두려움과 함께 교차되는 야릇한 흥분으로 몸이 심장이 심하게 박동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점점 두려움은 흥분으로 변해가는 것을 어찌 할 수 없었다.
남편과의 관계를 가진 것이 벌써 한달 전이었다. 연수원에 들어 오기 전에는 배란 일이 가까웠기 때문에 관계를 갖지 못하고 들어 온 때문이었다.

차츰 그녀의 몸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아...안돼…”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뒤의 사내를 밀쳐내고 달아날 수가 없었다.
 
사내의 뜨거운 입김이 그녀의 뒤 목덜미에 쏟아 졌다.
갑자기 두 다리가 떨려 왔다. 말할 수 없는 긴장감과 떨림으로 눈앞에 깜깜해졌다.

그녀의 이성은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었다. 남편이 아닌 다른 사내의 손길에 이처럼 쉽게 무너지는 자신을 어찌할 수가 없었다.

등뒤의 손의 흐름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사내의 손이 단단하고도 푸짐한 엉덩이를 얇은 베이지색 스커트위로 마구 주무르기 시작했다.

그녀는 새어 나오는 신음 소리를 위해 손바닥으로 입을 막고 참으며 어쩔 줄 모르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탄탄한 둔부의 양쪽을 주무르던 사내의 손은 스커트 위의 탄력 있는 엉덩이 곡선을 따라 원을 그리며 천천히 단단하고 멋지게 굴곡진 양 둔부의 중심부 계곡을 위 아래로 훑어 내렸다.
 
그녀는 엉덩이를 좌우로 움찔 거리며 사내의 손길을 피해 보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사내의 하복부가 엉덩이에서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두 손이 잡힌 엉덩이는 전혀 움직일 수가 없었다.
 
사내의 손이 그녀의 엉덩이를 세면대 쪽으로 밀어 붙였다.
현숙의 발갛게 달아 오른 얼굴과 연한 분홍색 루즈를 바른 입술이 거울위로 닿았다.
 
그녀는 얼굴을 옆으로 돌리고 거울에 오른쪽 뺨을 붙였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마가 거울에 닿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한쪽 뺨을 거울에 대고 있는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뜨거운 입김으로 거울은 뿌옇게 변하며 그녀의 얼굴 표정을 흐릿하게 만들었다.

마치 그녀의 현재 마음을 표현하는 것같았다.

“스르르~~~~~”

그녀의 스커트 자락이 조용히 위로 말아 올려지고 있었다. 얇은 면으로 된 베이지색 하늘하늘한 스커트는 그녀의 허벅다리 곡선을 따라 천천히 위로 끌려 올라 갔다.

단단하고 잘 뻗은 탄력 있는 무릎 그리고 그 위로 반쯤 굽히고 있는 상태의 허벅지 뒤 부분… 하얀 피부에 군살이라곤 전혀 없는 윤기 있는 살결… 그리고 그 위로 그녀의 하얀 팬티가 모습을 살짝 드러냈다…

“아… 안돼… 나 어떻게 해…”
 
그녀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녀는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는 선을 넘어 서고 있는 사내의 손길에서 어떻게 해서든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하며 온 정신을 모아 벗어날 방법을 강구했다.

강선생은 하얀 팬티에 감싸져 있는 육감적인 그녀의 탄력 있는 둔부를 바라보며 “꿀꺽” 하고 침을 삼켰다.
사내가 자신의 벗은 모습을 살피기 위해 잠시 멈추는 순간 사내의 발을 힘껏 밟아 버렸다.

하이힐 끝에 밟힌 사내는 비명을 지르며 고개를 숙였다. 그 순간 현숙은 재빨리 사내를 밀쳐 내고는 그곳을 빠져 나왔다.

달리면서 스커트 자락을 밑으로 끌어 내렸다.
멀리 달아나는 그녀를 그는 따라 잡을 수 없었다. 하이힐에 밟힌 발이 너무 아팠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의 계획에 따라 그녀는 언젠가는 자신 앞에 알몸을 드러낼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아주 빨리 그곳을 벗어 나고 싶었다. 등뒤의 사내가 누군지 알 필요도 없었다.

오히려 그가 누군지를 안다는 것이 자신을 더욱 수치스럽게 만들 것 같았다.
달아나면서도 그녀는 자신이 흥분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팬티 앞자락은 어느새 흥건히 젖어 있었다.

방에 들어온 그녀는 욕실에서 팬티를 벗고는 샤워를 했다. 다른 사내의 손이 더듬은 흔적을 지워 버리려는 행동이었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건 그녀로서도 어쩔 수 없는 사내에 대한 그리움 아니 욕정 때문이었다. 그녀는 밖에 나가는 것이 두려웠다.

마치 어딘 가에서 그 사내가 그녀를 노리고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다음날에도 그녀는 결코 혼자 밖에 나가질 않았다. 언제나 동료들과 함께 움직였다.

그렇게 생각하기 싫은 기억을 가지고 연수원을 떠나는 것 같았다. 이제 내일이면 연수 결과에 대한 시험을 치르는 것을 끝으로 연수원을 떠나는 날이었다.
 
아침부터 모두들 즐거운 표정이었다. 하루만 참으면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오전 강의를 다 듣고 점심을 먹고 잠깐 쉬는 시간이었다. 관리직 여사원이 그녀를 찾았다.

강사 중 한명이 그녀를 호출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강사는 연수생들에게는 하늘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들이 어떻게 평가하는가에 따라서 보직이 바뀌고 또 심한 경우에는 탈락하는 경우까지 있었다.
호기심 반 두려움 반으로 그녀는 강사실을 찾았다.
 
그녀를 찾은 것은 강선생이었다. 젊은 총각 선생이었다. 그녀보다 적어도 5살은 어려 보이는 사내였다.
하지만 그녀는 어디까지나 연수생이고 지금 이 사내는 그런 그녀를 가르치는 선생님이었다.

뭔가 모를 서류를 뒤적이며 그녀가 들어온 것도 모르고 있는 사내를 보며 한참 동안 기다렸다.
사내의 몸은 운동으로 단력이 되어 있는 탄탄한 근육질이었다. 연수생들끼리는 진한 농담으로 이 사내와 같이 자고 싶다는 애기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만큼 이 사내는 여자에게는 매력이 넘치는 사내였다. 하지만 대부분이 유부녀인 그들은 그저 농담의 대상을 삼을 뿐이었다.

그녀는 차마 그런 생각은 하지 못했었다.
한참을 기다려도 그녀가 들어 온 것을 모르는 듯 그저 서류만 뒤적이고 있는 사내에게 자신이 들어 왔다는 표시를 하기 위해…

“강선생님! 저를 찾으셨다고 해서 왔는데요”

아주 작은 소리였다. 그녀 또한 나이가 어린 사내지만 연수 후 자신의 운명을 결정 지을 수 있는 사내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 지고 있었다.
사내는 대답이 없었다.

“강 선생님! …”

이번에는 조금 큰 소리로 불러보았다. 그제서야 강선생은 문 앞에 서있는 그녀를 발견하고는 자리를 권했다.

잠시 동안 두 사람사이에는 침묵의 시간이 흘러 가고 있었다.
강선생은 아무 말없이 그녀의 몸을 살폈다. 지난번 화장실에서 만져 보았던 엉덩이와 잘록한 허리가 그의 심장을 흥분 시키는 것 같았다.

“저어 강선생님 저를 찾으셨다고 해서 왔는데요”
 
그런 두 사람 사이의 침묵을 깬 것은 그녀 쪽이었다. 그녀는 강선생이 자신의 몸을 훑어 보고 있다는 것은 전혀 알아 차리지 못했다. 그저 이 사내가 왜 자기를 찾았는지 궁금할 뿐이었다.

“현숙씨라고 불러도 되겠죠?”
 
“예 그렇게 부르세요”

거만한 사내의 요구를 받아 들일 수밖에 없었다. 밖에서 만났다면 막내 동생 뻘도 되지 않는 사내였지만 이곳에서는 어디까지자 스승과 제자 사이였다.

“현숙씨의 지금까지 연수 기록을 검토하고 있는 중입니다.”
 
“…”
“내일 시험이 있는 것은 아시죠?”
 
“네!”
 
“그전에 먼저 연수생들의 연수 기록을 검토하여 강사들이 점수를 매기게 됩니다.”
 
“예 그래요”

그건 이미 연수원에 들어온 첫날 설명을 들은 기억이 있었다.

“그런데…”

강선생은 잠시 머뭇거렸다. 몹시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일이죠? 말씀해 주세요”

한참동안 강선생은 말없이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얼마간의 침묵이 흘러 갔다.
점심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현숙은 마음이 급했다.


“저어 선생님 저 수업 들어가야 해요”

“말씀 드리죠 사실 현숙씨의 성적이 좋지 않아요”
 
“그래요!”
 
“이 성적으로는 내일 아무리 시험을 잘 치른다 해도 힘들 것 같아요…”
 
“원래 연수생에게 성적은 비밀인데 열심히 하는 현숙씨가 안타까워서…”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얼마나 열심히 한 연수 기간인데 성적이 안 좋다니 믿을 수 없었다.
무릎 위에 올려 놓은 그녀의 두 손이 자신도 모르게 부르르 떨려 왔다.

“저 그럼 어떻게 해야 하죠 방법이 없나요?”
 
“아쉽지만 다음 기회를 기약하는 수밖에…”

그렇게 말하는 사내의 말투에는 뭔가 방법이 남아 있는 것 같은 투였다. 그녀는 그걸 놓칠 수 없었다.

“제발 방법이 있으면 알려 주세요… 제발 부탁 이예요”

그녀가 오랫동안 전업 주부만 하다가 직업을 갖기로 결심한 것은 남편의 무능력 때문이었다.
남편은 벌써 몇 년 동안 변변한 생활비 한번 가져 다 주지 않았다. 남편이 가끔 가져 다 주는 돈으로는 간신히 입에 풀칠하는 정도 였다.

무엇보다 남편이 사업한다고 보증을 섰던 집도 위험한 상태였다. 이대로 있다가는 아이들과 함께 길바닥에 나 앉게 생겼다는 불안감으로 그녀는 어려운 결심을 하고 주부 사원 모집에 응시했던 것이다.

그런데 다 되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여기까지 와서… 도저히 그만 둘 수 없었다.
그녀에게는 그만큼 절박했었다.

“제발 방법이 있으면 알려 주세요 무슨 일이든 다 할게요 제발…”

그녀는 거의 울먹이며 애원했다.
그런 그녀의 태도를 강선생은 즐기고 있었다. 겉으로는 표현을 하지 못했지만 속으로는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

자신의 의도대로 그대로 진행되는 것이다. 사실 처음 연수원에 발령 받았을 때는 몇 달을 버티지 못하고 때려 치울 생각을 했었다.

연수원이라는 게 주부 사원들 교육시키는 그런 단조롭고 비전이 없는 직책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시골에 처박혀 있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모든 일이 즐겁지 않고 괴로운 나날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무실에서는 비록 상사의 눈치를 봐야 하는 처지지만 연수생에게는 자신이 하늘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또 유부녀들이 대부분인 그녀들은 연수 성적에 따라 보직이 결정되고 또 보직에 따라 벌어 들이는 수입에 많은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좋은 보직을 받기 위해 물불 안 가린다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강의 후 연수생과의 접촉을 막았을까……
그는 그런 자신의 위치를 적절히 사용해 먹었다.

그건 바로 여자를 갖는 것이었다. 이런 시골에는 여자를 쉽게 만날 수 없었다.
만날 수 있는 거라곤 식당에서 일하는 아줌마 정도 였다.

그런 그에게 있어 한 달에 한번씩 들어오는 연수생들은 마지막 남은 희망과도 같은 존재였다.
비록 유부녀들이긴 했어도 개중에는 지금 자신의 앞에 있는 이 여자처럼 탐스러운 몸을 가진 여자들도 있었다.

연수생이 들어오는 첫날 그는 연수생들 하나씩 자세히 살피고는 목표물을 정했다.
그렇지만 한번에 한명 이상을 선택하지는 않았다. 그만큼 자신감이 있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둘을 선택하면 위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기도 했다.

한번 목표물을 정한 철저하게 목표물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왜 연수원에 들어 왔으며 어떤 사정이 있는가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연수생들은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돈을 벌기 위해 들어 오는 사람들이었다.
그는 그들의 보직을 결정할 수 있는 힘이 있었다. 다른 선생들은 다들 바쁘다며 마지막 채점을 그에게 다 떠 넘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일부러 자신의 목표물의 점수는 그리 좋지 않게 매겼다. 물론 진짜 성적은 좋았지만 말이다. 지금 눈앞에서 울먹이며 애원하고 있는 현숙이라는 이 여자도 마찬가지 였다.

그녀의 연수성적은 매우 우수한 편이었다. 하지만 그가 채점한 연수성적표는 정반대로 연수생 중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이었다.

“저기 한가지 방법이 있긴 한데…”

그의 이런 소리에 그녀의 얼굴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저 그게 어떤 방법이죠.…”
 
“성적을 조작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예?”

그녀는 마지막 방법의 열쇠를 지고 있는 사람이 바로 자신의 앞에 거만하게 앉아 있는 막내 동생 뻘 되는 사내라는 사실에 자존심이 상하는 걸 참으며 다시 애원했다.

“제발 강선생님 저좀 살려 주세요…”
 
“…”
 
“그… 그런데 그게 좀 어려워요”
 
“…”
 
“선생님 선생님은 할 수 있쟎아요! 제발 부탁이예요”
 
“그렇지만 잘못되면 난 회사에서 쫒겨 날수도 있어요…”

그 말은 뭔가 대가를 원한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가진 것이 없었다. 연수원에 들어 올 때도 겨우 경비를 마련해서 들어 올 수 있었다.

“저 선생님 전 지금 돈이 없어요 하지만 벌어서 드릴께요 제발 도와 주세요…”
 
“난 돈을 원하지 않습니다.”
 
돈을 원하지 않는다니 그렇다면 무엇을 원한다는 뜻인가 그녀는 알 것 같으면서도 그녀 스스로 말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건 줄 수가 없는 것이었다.

“…”

잠시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서로가 알고 있는 말을 상대방의 입에서 먼저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 나고 싶었다. 하지만 쉽게 그럴 수 없었다.
여기서 그냥 일어서면 그녀는 끝장이었다. 돈을 벌어 보겠다는 일념으로 이 곳까지 왔는데…

“전 현숙씨를 원합니다. 아니 현숙씨와의 하룻밤을 원합니다.”

강 선생은 더 이상 끌어 봐야 여자의 입에서 그런 소리가 나오질 않을 거라는 걸 알고 먼저 요구 했다.
그때 여자의 표정이 변해 가는 것이 보였다. 다소 당황한 듯 했지만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과 같은 거라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건 안돼요 전 유부녀예요 어떻게 그럴 수가. 선생님 다른 것이라면 안될까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아니 다른 것은 필요 없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오직 한가지 현숙씨와의 하룻밤입니다. 처음부터 전 현숙씨를 원했습니다…”

그는 더 이상 말할 틈을 주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매몰차게

“싫다면 그만 두십시오 시간은 오늘 뿐입니다. 오늘 밤 10시까지 제 방으로 오십시오 제 방은 콘도 705호입니다.”

그는 일어나서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그녀의 난처한 표정 그러면서도 결절을 내리지 못해 안절 부절 못하는 표정을 즐기며 속으로는 그녀가 결국은 자신의 요구를 들어 줄 수 밖에 없을 거라는 확신을 갖고서…
그녀는 그 자리에서 꼼짝 할 수가 없었다. 지금 자기에게 닥친 이 위기를 어떻게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
그녀에게 주어진 길은 두 가지 뿐이었다. 탈락을 선택하든 아니면 막내 동생뻘 되는 사내와 하룻밤을 보내든……

결정을 하지 못한 그녀는 오후 내내 온통 그 생각 뿐이었다. 그런 고민을 하던 그녀는 문듯 사내와 하룻밤을 보낸다고 자신의 몸에 어떤 흔적이 남을 건 아니라는 생각이 떠 올랐다.

유부녀들이 바람을 피우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 남편 몰래 다른 사내와 잠자리를 같이 해도 아무로 표시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쉽게 바람을 피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안..돼”

그녀는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저녁을 맞이 했다. 이제 남은 시간은 30분뿐이었다. 30분 안에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 그녀는 탈락이었다.

직장을 구할 수 없는 것이다.
한참동안을 고민하던 그녀는 옷 가방에서 들어올 때 입고는 지난번 휴일 이외에는 입지 않았던 옷을 꺼내 들고 욕실에 들어 갔다. 그리고는 옷을 갈아 입고 동료들이 깨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방문을 열고 나왔다.

콘도를 향하는 그녀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정말 가기 싫은 길이었다. 몇 번이나 멈춰 서서 뒤돌아갈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그녀의 선택은 다시 콘도를 찾아 가는 것이었다. 콘도 현관은 비상등을 제외한 모든 불이 꺼져 있었다. 관리 사원들도 모두 퇴근한 모양이었다.

그녀는 주위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땡~!”

7층에 도착했다는 표시로 벨이 울리고 문이 스르르 열렸다. 잠시 머뭇거리던 그녀는 다시 용기를 내어 복도를 걸었다.

다들 자는지 적막감마저 돌았다.
얼마쯤 어두운 복도를 걸어 가자 그녀의 눈앞에 705호라는 글자가 들어 왔다. 문 앞에서 서서도 그녀는 망설인다.

“그냥 뒤 돌아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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