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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13일 화요일

남편은 정말 몰랐을까 -4부

사장이란 사람 덩치가 장난이 아니었다. 상당히 큰 노래방인데 작게 보였다. 반갑다며 악수를 청하는데 무슨 운동을 했는지 힘이 황소처럼 쎄 살짝 흔드는데도 내 몸 전체가 함께 흔들렸다. 

사장은 계속해서 아내를 칭찬했고, 아내 또한 싱글벙글 이다. 양주가 세 병째 들어왔고 아내는 몇 잔만 먹고 흥겹게 노래만 불렀는데 인재엄마는 얼마나 술을 먹었는지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다. 

아내가 화장실을 갈 때 함께 같다. 그리고 아내는 내게 술은 이제 그만 먹으라고 한다. 사장이랑 대적해서 이겨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한다. 괜히 객기를 부려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왠지 모르게 사장이란 사람을 경계해야 할 것 같았다.

아내는 잠깐 식당에 올라갔다가 내려온다고 하며 술은 그만 먹으라고 당부에 당부를 거듭했다. 노래방에 내려가 보니 사장이랑 인재엄마는 보이지 않고 메들리 노래만 누가 눌러 놓았는지 계속 되었다. 혼자 있기가 뭐해서 사장을 찾아 볼 요량으로 옆방을 기웃거렸다. 오늘 이 노래방에는 우리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이렇게 장사가 안돼는 노래방도 있구나 생각하며 카운터에 갔으나 카운터에도 아무도 없었다.

목이 타서 카운터 안에 있는 냉장고 문을 열고 물을 꺼내는데 말소리가 들렸다. 바로 옆에 쪽문이 있는데 그 곳에서 나는 소리였다. 갑자기 도둑이 된 것 같은 기분으로 가슴을 조이며 살짝 열린 쪽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내가 보지 말았어야 하는 광경이 있었다. 하마터면 소리를 칠 뻔 했다. 인재 엄마가 옷을 벗고 사장과 같이 있어서가 아니다. 사장의 물건은 비디오에서 봤던 흑인의 그 것을 옮겨 놓은 것 같이 거대했다. 물건을 숭배하는 민족을 이해할 것 같다. 나 또한 사장의 물건을 보고 경외로움에 탄성이 절로 나올 것 같았으니까…….

“으~윽 이년은 좀 떨어지는데 빠는 것은 미스 김보다 잘 빤단 말이야!”
“사장님 또 이년, 이년 하네. 미스 김한테는 그렇게 안 하면서......”
“그래도 먹을 때는 이년 이년 하면서 먹으니깐 걱정 마!”
“요즘 너무 미스 김만 예뻐하는 것 아니에요?”
“그년 말로만 듣던 긴자꾸가 뭔가여, 내 친구들도 그 년 먹어보더니 다들 뻑이 갔다.” 
“친구들이면 몇 명하고 했어요?”
“친구 세 놈하고 두어 번씩이나 씹질을 했다고 하지?”
“미스 김 그러다가 이 길로 나서는 것 아닌지 모르겠네?” 

인재 엄마는 물건을 빨다가 얼른 거기에 넣어 달라고 성화다. 사장은 그 거대한 물건을 인재엄마의 거기에 조준을 하며 천천히 넣기 시작한다. 저것이 다 들어 갈까하는 의구심에 문 쪽으로 몸을 바짝 다가갔다. 

몇 번을 넣었다 빼었다를 반복하다가 드디어 다 들어간 듯싶다. 인재 엄마는 사장의 목을 잡고 허리를 웅크린 채 신음을 토해내고 있다. 마치 포효하는 호랑이와도 같은 신음을 쏟으며 누가 먹고 누가 먹히는지 모르게 서로의 몸을 탐닉하고 있다.

사장의 물건이 인재엄마의 보지에서 나올 때 허연 물이 같이 나오고 있다. 말로만 듣던 여자가 싸는 모습인 것 같다. 계속된 용두질에 인재엄마 거기에서 나온 허연 물은 홍수가 난 듯 깔고 있는 이불 주변을 적시고 있었다.

갑자기 아내가 이 광경을 보면 안 된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얼른 자리를 피하고 계단을 오르고 있을 때 아내가 내려오고 있었다. 

아내에게 다들 집에 갔다고 하고 우리도 그만 가자고 했다. 집으로 오는 길에 인재엄마 얘기를 해야 하나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만 모른 척 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그 대신 사장과 사장친구들 하고 씹질을 했다던 미스 김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여보! 식당에 미스 김이라고 있어요?”
“응! 어떻게 미스 김 알아요?”
“아니 그냥 좀……. 그 애 평소에 어때요?” 
“뭐 싹싹하고……. 일도 잘하고……. 착한 애 인데요”
“사장하고는 친해요?” 
“별걸 다 물어보네, 당신 오늘 좀 이상해요”
“당신! 사장조심해요 술 먹자고 하면 덥석 따라가지 말고 알았지?”
“왜 그래요! 사장이랑 뭔 일 있었어요?”

내가 왜 이렇게 횡설수설인지 모르겠다. 잠을 자려고 하는데 자꾸만 사장의 물건이 인재엄마 거기에서 용두질 하는 모습이 보인다. 뒤척이다가 아내의 가슴에 손을 넣고 주무르기 시작했다. 이미 내 물건은 발기 할 때로 발기해 있었다. 

아내는 이미 잠에 취해 있었고 손가락으로 아내의 거기에 넣어보아도 아내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용기를 내서 손가락 두개를 넣어 보았다. 신기하게도 잘 들어간다. 한참을 아내의 거기를 훔치고 있는데 아내의 입에서 단발의 신음소리가 들린다. 

도둑놈 제 발 절인다고 흠칫 놀라 움직이던 손가락을 멈추고 가만히 있었다. 다행이 아내는 계속 자고 있었다. 다시 손가락을 움직이다가 세 개를 넣어보았다. 그러나 세 개의 손가락도 아내의 보지는 만족을 못한 듯 공간이 많이 남아 있었다. 어쩜 내 주먹도 들어갈 것 같았다. 전에도 이렇게 까지 아내 거기가 넓었나 싶다.

더 이상 하면 아내가 깰 것 같았다. 아내가 깨면 염치가 없을 듯싶어서 혼자 화장실에 가서 사장의 물건이 인재엄마 속으로 용두질 하는 상상을 하며 내 물건을 달래줘야만 했다.

아내와의 잠자리는 항상 일방적인 아내의 승리였다.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지만 몇 분 만에 나의 항복을 받아내는 아내는 다 죽은 나의 물건을 빨며 내게 이 차전을 준비 할 것을 요구했지만 한번 죽은 물건은 내 맘대로 서질 않는다. 서지 않는 좆만큼이나 내 자존심 또한 허물어져 갔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 어느 날 아내는 털을 깎았으면 했다. 왜 그러냐고 물어 보니깐 오줌을 싸고 나면 자꾸만 털에 오줌이 묻어 냄새가 많이 나는 것 같아 싫다고 했다. 그래서 옆집 언니에게 물어 보니깐 털을 깎으면 냄새가 거의 나지 않을 거라고 해서 한번 깎아 보면 어떠냐고 한다. 나도 아내의 털을 다 깎으면 하는 상상을 하면서 딸딸이를 쳐본 적이 몇 번 있어서 깎아보라고 했다.

며칠이 지난 후 잠자리에서 우연히 아내의 거기를 만져 봤는데 정말로 털이 하나도 없이 밀려있었다. 나도 모르게 아내의 팬티를 벗기고 잠을 자고 있는 아내의 거기에 입을 맞추며 혀로 살살 빨기 시작했다. 내 물건은 커질 때로 커져 아프기 까지 했다.

아내의 거기를 빨 때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항상 아내의 거기에서는 정액냄새 같은 냄새가 낫다. 언제가 아내에게 거기에서 정액냄새가 난다고 그러니깐 아내는 세정제 냄새라고 했다. 이상했지만 아내를 믿기로 했다. 아내 또한 나를 믿고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참을 빨고 있다가 저번처럼 가락을 집어넣어 보았다. 순간 아내는 잠결에 흥분을 하고 있는지 끈쩍끈쩍한 애액이 와락 하고 쏟아졌다. 처음 보는 아내의 싸는 모습이었다. 참으로 신기했다. 마치 내가 싸놓은 정액처럼 미끈거리고 점도도 있어 손가락을 뺄 때면 가느다란 선이 손가락 사이를 한참 연결해 줬다. 

혼자서 어떻게 똥꼬에 난 털까지 깎았는지 모르지만 깨끗하게 밀린 똥꼬 밑으로 아내가 싼 애액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무슨 맛일까 궁금했다. 입을 아내의 거기에 대려고 하는 순간 아내가 깨고 말았다. 아내는 뭘 훔치다 걸린 아이처럼 놀래서 갑자기 몸을 움츠리며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사실대로 말을 해 줬다. 내가 안쓰러웠던지 아내는 하고 싶으면 깨우지 그랬냐면서 내 품에 안겨온다. 그리고 성이 날 때로 난 물건을 빨기 시작했다. 너무도 사랑스러운 아내의 모습에 오늘은 꼭 아내를 만족시켜주고 싶어서 그만 빨게 했다. 저번처럼 입에다 할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아내의 가랑이를 벌렸다. 그동안 남아있던 애액이 흘러내린다. 물건을 아내의 거기에 대고 살살 문지르며 넣기 시작했다. 저번 보다는 좁아졌다는 느낌이 든다. 아니 아내의 거기가 살쪘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푹하는 소리와 함께 좆을 힘껏 집어넣었다. 아내는 아프다며 살살 할 것을 요구했다. 천천히 왕복운동을 시작했고 물건이 속을 들랑날랑 할 때마다 속에 있던 애액이 시트까지 적셨다. 언젠가 사장이 인재엄마 거기에 물건을 넣고 뺄 때 생각이 나며 마치 내가 사장이 된 기분이 들었다. 

한참을 했다. 그런데 또 아내는 속에서 물건을 잡았다 놓았다를 반복하면서 내가 빨리 싸도록 유도하는 것 같았다. 잠시 멈추고 아내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그러나 잠시 멈추고 있는 물건도 아내는 속에 조몰락거리고 있었다. 결국 그날도 잠깐의 저항을 했을 뿐 아내의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전에 보다 더 많은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 아내가 털을 잘 깎았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도 사랑스러운 아내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행복한 웃음이 나왔다.


남편과의 잠자리는 사실 별로였다. 어쩌다 한번 몸을 줄 때면 내가 달아오르기 전에 남편은 이미 끝이 난 상태가 되다보니 시들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나를 사랑해주고 나 또한 남편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가끔 한번씩 남편에게 몸을 줬다.

그러나 사장의 물건을 거의 매일 받다보니 사실 남편과 할 여력이 없었다. 사장의 물건이 내 거기를 꽉 채웠을 때의 안정감과 쾌감은 아내로서 엄마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양심도 앗아 같다. 오히려 이런 생활이 계속 될수록 내가 한 남자의 아내이고 두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이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퇴근해서 집에 와 잠을 자고 있는 남편과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자꾸만 눈물이 난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오직 나만을 사랑해주는 남편의 얼굴을 바로 볼 때는 지금처럼 남편이 잠을 자고 있을 때뿐이다. 이런 생각이 들 때면 더욱더 남편에게 죄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이미 내 몸은 내가 통제 할 수 없는 아득히 먼 곳에 있었다. 쾌락이라는 무서운 마약에 중독이 되어 몸과 마음은 점점 피폐해 갔다.

사장의 물건은 이미 하늘로 치솟고 있었다. 근래에 이렇게 까지 흥분하고 있는 사장의 물건을 본적이 없다. 솟을 대로 솟은 물건에 불근불근 뛰어나온 힘줄과 한입에도 넣기 어려운 귀두가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처음 사장과 관계 할 때가 생각이 난다. 너무 무섭게 생겨서 저것이 내 몸을 관통하는 날이면 나는 아마도 죽고 말 것 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내 몸의 일부인 냥 아무렇지도 않게 오히려 커지면 커질수록 나의 흥분도 배가 되고 있다. 

그의 귀두가 부드럽게 대음순을 가르며 질 입구를 자극하기 시작한다. 혀만큼이나 부드러운 그의 귀두가 질속으로 조금씩 들어오면 질 벽들은 귀두를 반기듯이 감싸 안는다. 내가 사장을 사랑하는 만큼 내 보지 또한 사장의 물건을 사랑하는 것 같다. 

한 장씩 한 장씩 속의 질 벽들이 사장의 물건에 문어다리의 촉수처럼 달라붙으면 사장의 물건은 고맙다는 듯이 불근불근 용트림을 한다. 사장의 물건이 내안으로 밀고 들어올 때면 횡격막이 두~웅 하면서 울리며 목 천장까지 숨이 차오르고 내안에서 빠져나갈 때면 뱃속에 있는 모든 창자가 고구마 엮이듯이 엮여 사장의 물건과 함께 빠지는 듯하다. 

오늘 따라 사장은 죽기 살기로 용두질을 해대고 있다. 나 또한 죽어도 여한이 없는 듯 그의 물건을 받았다. 

내 속은 용광로가 되어 나를 태우고 있다. 사장의 물건이 더 달궈지도록 내 몸을 태우고 있다. 내 몸이 다 타 한줌의 재가 되어 이름 모를 거리에 내팽개쳐 뭍 사내들의 발길에 지발피어도 나는 오늘 내 몸을 태울 것이다.

“미스 김! 나 죽겠다. 씨벌 찰거머리 빨판보다 더 달라붙는다.”
“헉! 누~우구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데.......”
“미스 김! 내 물 받고 내 새끼하나 낳아줘라.”
“누구 명령인데 대신 오래오래 이렇게 사랑해 줘야해! 알았지?”
“그럼 그 동안 많은 년들하고 씹해봤지만 너 만은 년은 없는 것 같다.”

그날 사장은 나를 죽일 듯이 찔러댔다. 두 번에 걸친 그의 공격에 내 거기는 만신창이가 되어 벌침에 쏘인 주둥이처럼 벌겋게 부어 걸을 때 마다 비벼대는 통에 집에 오는 길이 고통 그 자체였다. 

집에 와서 대충 샤워를 하고 남편 옆에 누워서 잠을 잤다. 얼마나 잤을까 그렇지 않아도 따가운 거기를 남편이 만지작거리다 구멍에 손가락을 넣으며 내안에 있는 사장의 흔적을 찾으려고 하는 것 같다. 나도 모르게 몸을 움츠리며 일어났다. 

남편은 무안했던지 무 깨끗해서 자기도 모르게 이렇게 했다며 미안하다고 한다. 그런 남편을 보면서 정말이지 울컥 하며 눈물이 나올 뻔 했다. ‘바보 같은 남편!’ 지금이라도 사장과의 관계를 털어 놓고 용서를 빌고 싶다. 그리고 나란 여자는 잊어 달라고 하고 싶었다. 그런데 나는 남편에게 안기며 사랑해달라고 했다.

왜 그랬는지 나도 모른다. 단지 이렇게 해야 될 것만 같아서 남편에게 안겼다. 그리고 방금 사장이 남긴 흔적위에 나는 남편의 흔적을 다시 남겼다. 

남편은 행복해 했다. ‘그래 나도 행복하고 남편도 행복하면 되지 뭐가 더 필요해’ 하며 다시 내일 있을 사장과의 행복을 생각하며 잠이 들었다. 

참 화창한 날씨다. 상쾌한 기분으로 오랜만에 남편에게 아침을 준비했다. 이런 내 모습에 남편은 웃기만 하고 있다. 남편이 사랑스럽다. 나란 여자는 두 명의 남자를 한꺼번에 사랑할 수 있도록 신이 만들어 줬나보다.

“쨍그랑!”

단지 접시하나 깨지는 소리가 이렇게 요란할 수 있을까? 접시 파편조각 하나 하나가 내 심장 깊숙이 박히는 듯한 고통이 저려온다. 갑자기 불한하다. 혹 남편에게 무슨 안 좋은 일이 벌어질 것 만 같다. 

오전에 남편에게 몇 번 전화를 걸었다. 남편은 왜 그러냐고 자꾸만 묻고 나는 꿈자리가 사나워서 그러니 오늘은 각별히 조심하라고 당부를 했다. 

점심에도 불안해서 남편에게 전화를 해서 별 일 없느냐고 물어보았다. 남편은 오늘 당신 참 이상하다며 꼭 내게 무슨 일이 벌어졌으면 하는 사람 같다며 핀잔을 준다. 다행이 남편은 무사히 퇴근을 해서 왔다. 

대충 저녁을 준비하고 옆집언니하고 출근을 했다. 그런데 식당분위기가 어수선 한 것이 무슨 일이 있는 것 같다.

“카운터 언니! 무슨 일 있어요?”
“미스 김! 놀라지 마라! 사장님이 교통사고로 그 자리에서 죽었데!”

나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하늘이 무너진 것 같다. 이제 막 사랑이라는 것을 알기 시작했는데.........

남편에게는 친한 친구가 죽었다고 거짓말을 하고 마지막 가는 자리를 지켜줬다. 꼭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그 자리를 지키면서 나는 사장에 대해서 너무도 몰랐다는 것을 알았다. 

사장은 고아에다 아직 결혼도 안하고 혼자서 살고 있었다. 처음부터 죽는 날 까지 혼자였던 것이다. 얼마나 외로운 생을 살았을까? 너무도 불쌍했다. 측은했다. 그를 위해서 마지막 남은 눈물까지 바쳤다.

다음 생에는 행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기를 빌었다. 그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이 나를 더 화나게 만들었다. 

“사랑합니다. 당신의 모든 것을.......”

뜨거운 화덕에 그를 보내면서 차마 따라가지 못하는 비정한 여인네의 한숨만 그의 마지막 길을 동행했다. 

3일 장을 마치고 집에 와서 남편이고 아이들이고 다 내 팽개치고 잠만 잤다. 그런 모습을 남편은 묵묵히 지켜줬다. 친한 친구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나를 이렇게 만들고 있나 싶어서 스스로 안정이 될 때를 기다리는 눈치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잠만 잤다. 꿈속에서나마 그를 만나고 싶어서 인지도 모른다.

얼마나 잤을까? 아마도 한 이틀은 잠을 잔 것 갔다. 신경질적으로 울려대는 전화 밸 소리에 눈을 떴다. 받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습관적으로 수화기를 들었다. 변호사 사무실이라고 한다. 무슨 무슨 변호사인데 자기가 직접 방문한다고 한다. 왜 그러냐고 묻기도 귀찮아 알았다고 했다.

몇 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초인종소리가 들린다. 아마도 집근처에서 전화를 했나보다.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 오라도 했다.

무슨 서류들을 잔뜩 들고 와서는 난데없이 며칠 전 이승을 떠난 사장의 얘기를 한다. 나도 모르게 그의 이름을 들으니 눈물이 났다. 눈물을 훔치고 있는데 변호사라는 사람은 사장이 교통사고로 죽는 날 유서공증을 자기 사무실에서 받고 사장의 모든 재산의 상속인이 나라는 것이다. 

뭐가 뭔지 모르고 어떨 결에 도장을 찍어줬다. 그리고 그의 재산이 얼마인지 모르지만 처분해서 현금으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을 했다. 

변호사가 돌아가고 다시 잠을 잤다. 꿈이라고 생각했다. 한참을 잠을 자다가 아이들 오는 소리에 눈을 떴다. 그래 힘을 내자 나에게는 또 다른 미래가 있지 않은가! 아이들을 보니 조금은 힘이 났다. 

남편도 이제 아내 자리로 돌아온 나를 보고 기뻐하는 것 같다. 우리 가족은 오랜만에 행복한 저녁시간을 보냈다. 남편도 아이들도......... 항상 나를 안아주는 가족이 있어 행복하다. 나의 방황도 슬픔도 이제는 막을 내려야겠다.

다음날 변호사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는 어제의 일이 꿈이라고 생각했는데 현실로 다가 왔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낮에 고민 고민을 하다가 남편이 알면 오해의 싹만 트일 것 같아 남편에게는 숨기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남편에게는 자꾸만 죽은 친구가 생각이 나서 이곳에서는 도저히 못살겠다고 다른 곳으로 이사 가자고 했다. 남편도 곰곰이 생각하더니 좋다고 한다. 언제나 내 의견을 존중해주는 남편이 오늘은 더 고맙게 생각이 든다. 

아주 멀리 이사를 했다. 사장과의 추억을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멀리 이사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나만을 사랑하고 나만을 위해주는 우리 가족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리라 마음먹었다. 

이삿짐 싸고 정리하면서 고생한 나랑 우리 딸들을 위해서 남편이 오랜 만에 외식을 하자고 한다. 다들 와~하는 함성과 함께 삼겹살 집에 갔다. 그런데 속이 좋지 않은지 자꾸만 헛구역질이 나온다. 남편은 이 사람 오랜만에 기름진 것을 먹으니 소화가 잘 되지 않는가 보다며 약국에 가서 소화제를 사온다. 그러나 별 효과는 없었다. 

집에 오면서 아차! 했다. 이사한다고 정신이 없어서 저저번 달부터 생리가 없었다는 것이 이제야 생각이 난다. 남편에게 말을 하고 약국에서 임신테스트 시약을 사왔다. 

예감은 적중했다. 선명하게 그어진 보라색 두 줄이 임신임을 확인해줬다. 남편은 너무도 좋아한다. 사실 남편은 딸만 둘 있는 것이 내심 불만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자꾸만 하나 더 낳아보자고 몇 번을 졸랐지만 우리 형편상 더는 낳아서 키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안 된다고 몇 번을 거절했는데.......

다음날 산부인과에 갔다. 의사는 임신 10주라며 축하한다고 한다. 10주전이라면 사장이 죽기 전 보지 털을 밀어주고 죽기 살기로 사랑을 한 날이다. 또 그 날은 집에 와서 남편이랑도 한 날이다. 직감적으로 사장의 아이일 것 같았다.

출산은 순조롭게 순산을 했고 4kg이 넘는 사내아이가 내 자궁에서 꿈틀하며 빠져 나왔다. 의사며 간호사들이 다들 한마디씩 한다.

“어쩜 저렇게 큰 아이가 자연 분만으로 태어날 수 있을까?”

남편은 고맙다며 눈물까지 흘린다. 그동안 딸딸이 아버지로서 서러움을 남몰래 삭히며 살았다며 자기도 당당히 가슴피고 살 수 있을 거라고 ‘엉엉’ 울었다. 남편이 우는 모습을 처음 보는 것 같다. 그렇게 좋을까?

남편은 나는 안중에도 없고 중호만 예뻐한다. 정말이지 샘이 날 정도이다. 밥 먹을 때도 텔레비전을 볼 때도 심지어 잠을 잘 때도 중호하고만 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중호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다. 날 때부터 몸집이 유달리 큰 중호는 벌써 아빠보다도 키가 크다. 어느 날인가 중호를 씻기는 데 꼬추가 장난이 아니다. 꼬추라고 하기는 너무 크다. 남편 물건 보다도 큰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갑자기 죽은 사장이 생각이 난다. 역시 씨는 못 속이는 것 같다. 

한달에도 몇 번씩 목욕탕에 같이 가서 아들 자랑하는 남편은 한번쯤은 중호가 자기와 다르다는 것을 느낄을 텐데.......

남편은 정말 몰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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