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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29일 월요일

도련님과의 동거이야기--1

"와! 이쁘다!! 어디서 난거야??"

해드폰에 매달린 십자수로 만든 핸드폰 고릴 보더니, 주경이는 낚아챘다.
정말 어쩜 이리도 색깔배합을 잘했는지 만든사람의 정성이 베어나오는 것만 같았다.

"내 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시우는 자신이 핸드폰을 주경의 손에서 낚아챘다.
마치 화난 사람처럼 시우는 핸드폰을 주머니에 쑤셔 넣으며, 의자를 끄집어 당겨 앉아 다음 수업준비를하기위해 책들을 펼쳤다.

"야! 강시우!! 그렇게까지 해야겠냐??
잠깐 본것 뿐인데.. 누가 가져간데??"

"수업 종 쳤거든!!"

"재수없어!!"

주경이가 자리로 돌아가자 시우는 조심스레 주머니에 찔러 넣었던 핸드폰을 꺼냈다.
은은한 장미향이 나는 핸드폰 고리. . .시우는 잠시 멈춘듯, 핸드폰 고리를 보다가 선생님이 들어오시자 얼른 책상 속에 넣고는 수업에 열중했다.


올해 고3인 강시우. . .
지금껏 전교 3등 밖으로 밀려난적이 없는 시우는, 며칠전 중간고사에 상상도 할 수 없는 점수를 받아 전교 6등으로 밀려나버렸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점수에, 바짝 긴장한 시우는 하루 4시간조차 재대로 잠 자지 않고, 공부에 열중하고 있지만, 어느순간부터 완강했던 집중력이 흐트려지는 것만 같았다.

그건. . . 다름아닌 형의 결혼. 그 후로부터. . .

시우의 부모님은 그의 형 시준이 대학교를 졸업하고 막 사회생활을 할 무렵, 전철에 유독가스가 퍼지는 사고를 당해 그만 두분다 돌아가셨다. 그때 시우는 14살 중학교 1학년때였다. 하나뿐인 가족 형은. 아버지요 어머니였다. 나이차이가 많이 나서 어릴때부터 어려워했던 시우지만, 늘 자상하게 그를 보살펴왔던 형이 드디어 장가를 가게되었다. 2년 연애라고는 해도, 시우는 결혼하는 그날 처음 형의 아내 형수님을 처음 보았다.

단아한 얼굴 좀 마른듯한 몸은 한눈에 봐도 가날픈 인상을 주었다. 화려한 신부화장을 했어도, 품어져 나오는 그녀의 기품과 고풍스런 성품은 정말. 형의 아내라고 하기엔 믿을 수 없을 만큼.. 너무도 아름다운 여자였다.
사실 한 순간 시우는 몸이 얼어버리는 것만 같았다.

지금 눈 앞에 있는 사람이.. 정말 사람일까?

"도련님! 도련님!!"

"아.. 네??"

"들어가도 돼요??"

"아..네..네네.."

수연은 화이트 트레이에 아담하게 깍아놓은 과일과 비스킷 그리고 우유한잔을 들고 나타났다.
중간고사를 형편없이 망쳐버린 후, 잠도 거의 못자고 공부만 하는 시우에게 간식거릴 안겨주러 들어온 것이었다.
시계는 벌써 새벽 1시를 가르키고, 그날따라 유독 늦는 남편 시준을 기다리다 지친 수연은 자기전 간식을 챙겨들고 시우방으로 들어왔다.

시우는 책상에 교과서와 참고서를 펼쳐놓고 분주히 공부를 했던 것처럼,수연이 방문을 열고 들어오자 책상의자에서 일어서 수연이 가지고 온 간식거릴 받아 들었다.

"일주일째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예요?"

"고 3이 다 그렇죠.."

"난. 도련님이 공부 잘하는 것도 좋지만.. 아프지 않고 건강하길 바래요.."

"네... 참! 형은 아직 안들어 왔나요?"

"네... 좀 늦네. 요즘 회식이 잦네요. 그럼. 조금만 공부하다 자요~!!"

"네.. 주무세요!!"

수연이 방문을 열고 나가자 시우는 짧게 숨을 두어번 몰아쉬었다.
괜히 가슴이 두근거리는 걸 행여 수연에게 들킬까봐 조마조마했던 시우다.
트레이에 담겨진 과일은 어쩜 이렇게도 달콤한지..사각거리며 깨물어먹는 과일맛이 정말 일품이었다. 
벌써 새벽 3시를 넘어가는 시간..
시우는 졸려오는 잠을 더이상 뿌리치지 못하고 퀼트로 수놓아진 이불보를 젖혀 안으로 들어갔다.

막 쏟아질것만 같았던 잠. . .
하지만.. 잠이 오지 않는다. 이상하게도 몸이 묘해진다.
간혹. 생리적인 현상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이렇게 몸이..
내 맘대로 안되면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시우는 자기도 모르게, 형수님의 얼굴을 생각하고 있었다.
매끈한 하이얀 피부와 장미빛 뺨. 달콤한 목소리와 바라보고 있으면 아무리 화가 나버려도 봄눈처럼 사그러질 미소.. 그리고 천천히 그녀의 몸을 떠올려 본다.


가늘고 긴 목선을 따라 깊게 파인 쇄골의 농염함과, 가슴께도 드러난 볼록한 그녀의 풍만한 젖가슴 잘록한 허리선과 매혹적인 히프라인을 떠올리며 시우는 자기도 모르게 꿈꾸듯, 강하게 일어선 육봉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따르르르르르르 뜨르르르르 뜨르르르"

시끄러운 알람소리에 눈을 뜬 시우.. 6시 15분..
지금 일어나서 바로 학교로 나서야 했다. 온 몸은 나른하게 늘어지고, 도무지 기운이 나질 않는다.
어제밤에 혼자서 3번이나 자위를 한 덕분인지도 모를..무기력한 몸을 이끌고 미처 처리하지 못한 휴지조각들을 주머니에 찔러넣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변기통에 휴지들을 던져놓고 시원하게 오줌을 누고는 레버를 내려 물을 내렸다. 

'이건.. 나쁜짓이야..'

거울에 비춰진 시우의 정돈되지 않은 머리칼과 부시시한 얼굴을 드려다보며 나지막히 중얼거린다.

수도꼭지를 틀고 따뜻한 물로 머릴 감는다. 
그리고 세수를 하고 양치질 마저 하고는 얼른 자기 방으로 들어가 교복을 꺼내 입는다.
형과 둘만 살때는 항상 와이셔츠를 후줄구리해질때까지 입고 다녔는데, 수연이 온 뒤로는 항상 깨끗하게 세탁되어진 포프린 향기가 나는 교복와이셔츠를 꺼내입게 되었다. 와이셔츠에서 나는 향기가 좋다. 
교복을 마끔하게 차려 입고, 가방을 정리하고선 아침밥을 먹기위해 주방으로 나왔다.

"도련님! 어서와요.."

하이얀 레이스 에어프릴을 곱게 차려입은 수연은 밝게 웃으며 의자를 빼주었다.

"형은요??"

"어제 새벽 3시에 들어왔어요. 난 술마신줄 알았는데.. 그때까지 야근했대요.
그래서 오늘 오후출근이라고 지금 자고 있어요.
배고프죠? 어서 먹어요! 늦겠다!!"

형과 함께 식사를 하다 단 둘이 수연과 함께 식사하게된 시우는 좀 멋쩍었다.
이제 같이 살게 된지 2달 조금 넘었는데, 아직까지도 서먹하다.
형수인 수연이 싫어서 그런건 아닌데.. 말도 잘 나오질 않고, 좀처럼 어색함이 가시지 않는 시우였다.

다른때보다 빨리 아침을 먹고 현관앞에서 신발을 막 신고 나가려는데!

"도련님!!"

수연이 그를 불러세웠다.

"네??"

수연은 활짝 웃으며 시우에게 손을 내밀라고 했다.
시우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손을 내밀자, 수연은 반짝이는 고리에 핸드폰 자수가 되어있는 핸드폰 고릴 가만히 손바닥위로 올려주었다. 뜻하지 않은 선물에 놀란 눈을 하고 시우는 수연을 쳐다봤다.

"뭐..뭐예요?"

"선물!!"

"갑자기.. 왜..."

"우리 너무 어색해 하잖아요.
친해졌으면 좋겠어, 난.. 도련님이랑..
이거 내가 직접 만든거니까 잃어버리면 안돼요~!!"

시우는 피식 웃었다. 수연도 따라 웃었다.

"고..고마워요.."

"네. 어서 가요! 늦어요!!"

시우는 책상서랍에 넣어 놓은 핸드폰 고릴 만지작 거렸다.
형수인 수연에게 핸드폰을 받은 후부터, 핸드폰 고릴 만지작 거리는 버릇이 생겨버렸다.
핸드폰 고릴 만지면서, 칠판의 빼곡한 글씨들을 쳐다본다. 두꺼운 안경을 끼고 수학공식을 나열하며 연신 입술 사이로 침튀기며 열변을 토하는 선생님의 생생한 강의는 먼 나라의 일처럼 들리지 않고, 보드라운 수연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맴도는 것 같다.

"친해졌으면 좋겠어... 도련님이랑...
이거 직접 만든 거니까 잃어버림련 안돼요.. 안돼요.. 잃어버리면 안돼요.. 안돼..."

"형수님..."

시우는 자기도 모르게 입버릇처럼 중얼거렸다.
옆에서 그런 시우를 바라보던 주경이는 볼펜으로 시우의 옆구릴 콕콕 질러땠다.

"왜그래??"

"야! 선생님이 너 나와서 문제 풀어보라고 하시잖아!!"

"아!"

그때서야 시우는 만지작 거리던 핸드폰을 놓아두고, 자리에서 일어나 칠판 앞으로 나갔다.
선생님이 주목한 문제를 막힘없이 풀어내고 안으로들어왔다.

"역시 시우는 수학에 소질이 있어!!
자~!! 이건 이렇게 푸는 거다. 모두 다음페이를 ..."

자리로 돌아와 앉아, 버릇처럼 핸드폰고리가 잘 있는지 확인하듯 책상 서랍에 손을 넣었다.
매만져 져야 할 핸드폰이 잡히지 않았다. 

"어..어떻게 된거지??"

시우는 고갤 획~ 돌려 주경이를 쳐다봤다.

"너.. 내 책상 서랍에서 핸드폰 가져갔나??"

"어?? 이거??"

"내놔~!!"

낚아채려는데, 주경이 한쪽 손을 피한다.

"줘. 애처럼 왜 장난질이냐??"

"어떤년이 준거길래 그렇게 애지중지하는 건데??"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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